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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다비 Feb 07. 2022

2.1] 영어 잘해야만 유학 갈 수 있나요?

(Feat. 아이엘츠 시험공부 & 성적)

2016년 7월 워홀과 캐나다 동부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아이엘츠 공부를 시작했다. 4개월 동안 매일 도서관에 가서 EBS 인강을 보며 아이엘츠 독학을 했다. 다행히 캐나다 워홀 가기 전에 직장 생활하면서 모아둔 돈이 있었다. 그래서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공부에 전념하면서 생활할 수 있었다. 그래도 유학하게 되면 학비나 생활비 등등 나갈 돈이 많을 것 같아서 최대한 아껴서 생활했었다.


내가 하루에 썼던 돈은 5천 원, 차비 그리고 밥값이 전부였다. 아침, 저녁 집에서 먹었고 점심은 간단하게 편의점 도시락이나 김밥으로 때웠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필요한 시험 성적을 만들고 싶어서 친구들 만나는 것도 자제했다. 그렇게 나는 한국에서 내 인생의 제2의 수험생 생활을 보냈다.


나의 수험 생활의 하루 일정은 다음과 같았다. 매일 아침 8시쯤 집에서 출발해서 9시 전에 도서관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인터넷 강의 진도를 나갈 때는 오전에 듣기와 읽기 그리고 오후에는 쓰기 강의를 공부했다. 인터넷 강의 진도를 다 나가고 실전 연습을 할 때는 아이엘츠 시험을 보듯이 9시 땡 하면 듣기 시험을 풀고, 10시에는 읽기 영역을 한 시간 동안 시간제한을 두고 문제를 풀었다. 11시부터 12에는 쓰기 문제에 대한 답을 적으려고 했다. 그리고 점심시간 1시간 정도 가진 후 오후 1시부터는 오전에 풀었던 문제들의 오답 노트를 했다. 스피킹은 따로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 그냥 도서관 오며 갈 때 스피킹 문제 유형들만 들여다봤었다. 오후 5시 배가 고파질 무렵, 교통 체증이 시작되기 전에 도서관을 나와 집으로 왔다. 


저녁시간에는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았다. 대신에 유학생 비자를 준비하는데 필요한 서류와 학교에 등록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알아보았다. 그렇게 나는 4개월이란 시간을 보냈고 10월에 아이엘츠 시험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봤다. 내 점수가 그리 좋게 나온 것은 아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나오는 정도의 점수였다. 그래도 평소에 모의고사 풀던 것보다는 실전에서 조금 더 높게 나오긴 했었다.


내 점수를 궁금할 것 같아서 공개하겠다. 듣기 6.0 읽기 6.5 쓰기 5.0 말하기 4.5이다. 아이엘츠 점수는 아주 정직하게 나왔다. 진짜 내가 시간을 투자한 듣기와 읽기에서만 점수가 다른 부분보다 높게 나왔다. 쓰기의 경우에는 시간 연습을 하지 않아서 시험에서 에세이를 다 끝마치지 못하고 답안지를 제출했고, 말하기는 질문을 못 알아들어서 다시 질문에 관해서 물어보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히 필요한 성적이 나와서 다시 시험을 볼 필요가 없었다.


내가 아이엘츠 시험 성적이 높지 않아도 공개하는 이유는 유학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고 싶어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영어를 엄청 잘하고, 집이 잘 살아서 돈이 많아야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영어도 못하고 돈도 별로 없는 내가 캐나다로 유학을 가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정말 뜻이 있으니 길이 생겼다. 내가 입학 지원한 마사지 학교는 아이엘츠 점수 5.0 이상만 되면 입학이 가능한 학교였다. 거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만 된다면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또한 내국인보다 유학생에게 학비를 2~3배 비싼 등록금을 청구하는 학교와 달리, 그 학교에서는 내, 외국인 모두 같은 등록금을 내고 공부할 수 있었다. 


혹시라도 유학을 꿈꾸는데 지레 겁부터 먹고 편견과 어리 짐작으로 안 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겁먹지 말고 부딪혀 보라고 말하고 싶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잘 찾아보면 길이 있을 것이다. 길이 지금 당장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만 않으면 결국 길은 열리게 될 것이다. 내가 경험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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