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투자자가 되려면 오래 살아야 하는 이유
시간이란 개념을 투자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에 있는 사례부터 시작해 보자.
매주 토요일에 추첨하는 복권을 구매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은 언제인가?
일부는 한 주를 살아가는 원동력을 위하여 일요일 구매가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복권 구매 비용을 은행에 넣어 놓은 뒤 이자를 받아 토요일 구매 기한이 끝나기 전에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으니까.
물론 복권을 구매하면서 경제적 이득을 따진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는 하다. 그러면 좀 더 적합한 예를 찾아보자.
자동차를 구매할 때 모두 채권을 사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만약 기억이 없다면 딜러가 알아서 할인율을 감안하여 처리해 줬기 때문인데, 여기에도 시간의 개념이 있다.
5년 뒤에 조금의 이자와 함께 원금을 수령할 수 있지만 그 시간을 기다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일정한 할인율을 적용하여 채권을 매도한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이 채권의 가치는 채권 수령액과 비슷한 지점으로 수렴할 것이다.
결국 대부분의 우리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돈으로 시간을 산 적이 있다.
이렇듯 많은 자산은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가치가 상승하기 마련이고, 주식으로 바꿔 말하면 예정된 주가 상승 이벤트가 다가올수록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한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가 시간을 지불하여 주가가 바닥을 기어가고 있을 때 사놓는다면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단 의미이다.
물론 모든 경우가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우리가 기다리던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미리 사놓았다면 이미 생긴 이익을 반환하는 수준이나 약간의 손실에서 그칠 것이다.
그러나 기대감으로 상승하는 시점에 매수 버튼을 눌렀다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 시 큰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의 사례로 위의 이론을 검증해 보자. 내가 아래에 예시로 든 사례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케이스들을 여러분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남양유업의 옛 오너 홍원식은 사모펀드인 한앤코와 오랜 기간 주식 양도를 가지고 법정 다툼을 하고 있었다.
누가 옳냐 그르냐는 우리가 결정할 수 없지만 시장에서는 내부적으로 여러 문제가 있던 남양유업이 새로운 주인을 맞는 것을 호재로 여기고 있었다.
1. 대법원에서 정식 심리를 하지 않는 심리 불속행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홍원식의 상고를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2심 판결을 유지하는 것이 심리 불속행이다. 이렇게 되면 한앤코로 경영권이 빠르게 넘어가서 기업 정상화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상고일로부터 4개월 안에 심리 불속행 선고를 해야 하는데 그 심리 불속행 기간 도과 전까지 기대감에 주가가 서서히 상승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벤트 일자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2. 심리불속행 선고 시한이 도래하고 정식 심리 진행이 결정되었다. 정식 심리의 경우 정확한 판결 날짜의 예측이 어렵다. 한마디로 당첨일이 언제일지 모르는 복권이 되면서 시간에 대한 할인율이 많이 들어가 주가가 크게 하락한다.
3. 대법원에서 공식적으로 판결 날짜를 발표했다. 당첨일이 공고가 되면서 적용되었던 디스카운트가 굉장히 줄어들어 주가 상승이 이루어진다. 그 후 만기가 다가오는 채권처럼 선고일 전까지 서서히 주가가 상승한다.
선고가 이루어진 뒤에는 주가가 큰 혼란을 겪는다. 이 시점 이후의 주가 변동은 예측하기 굉장히 어렵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안전하게 거래하기 위해서는 변동성이 큰 이벤트 발생일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변동성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자가 아닌 투기꾼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