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여행: 모기와의 전쟁

우리를 지키시는 하나님

by 꿈 공작소

왜앵앵앵~~


뜬금없는 제로센 전투기 소리에 잠에서 깼다. 잠깐 잠이 들었던 것이지만 여행의 피로로 아주 깊은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다. 눈을 뜬 채로, 나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복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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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탄자니아에 도착했다. 세 시간 남짓 차를 타고 달려 카라투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짐을 풀고, 지아루샤 교회를 방문한 후, 신학교 건축 현장에 들러 기도를 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여행 첫날. 무리하지 않고 쉬기로 결정을 내려 저녁 시간은 한가롭게 현지인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또 함께 한 선교팀 들하고도 그간 나누지 못했던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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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탄자니아 찜닭. 살짝 불편한 생김새였지만 맛은 좋았다. 식사 후, 전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분명 성경을 읽겠다고 컴퓨터를 켠 것까지 기억이 나는데 컴퓨터는 내 배 위에 얹혀 있었고, 나는 거의 기절하듯 잠들어 있었다.


얼마나 잤을까? 일어나 시계를 찾으니 새벽 2시. 아… 지금 일어나면 내일이 힘들 텐데. 억지로라도 잠을 자보려 노력을 하는데, 멀리서 가미카제 전투기 소리를 내는 모기들이 공중에 떠다니고 있었다. 내 잠자리는 어느새 오키나와 해전 한복판이 되었다. 나는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덤비는 전투기로부터 항모를 지키기 위해 30도 더위에도 불구하고 침낭을 뒤집어썼다. 모기에 물리느냐, 더위에 죽느냐 그것이 문제였다.

ChatGPT_Image_Feb_1,_2026,_03_40_29_PM.png?type=w1 지브리 풍 모기 가미카제 (챗 비서가 만들어 줌)

한참을 뒤척이며 유일한 침낭 밖으로 나온 부위인 얼굴을 공격하는 모기를 털어내고 있을 때, 건넌방에서 장로님과 권사님이 다투는 소리가 들려온다. 권사님은 자꾸 모기가 자기에게만 달려든다고 투정을 하셨고, 장로님은 자기는 괜찮은데 왜 잠을 못 자게 하냐며 짜증을 내고 계셨다. 아직도 티격태격할 애정이 남아있는 두 분이 귀엽게 느껴졌다.


그때 불현듯 걱정 하나가 스쳤다. 탄자니아 여행을 위해 준비 중 챗 비서가 알려준 주의 사항이 생각났다. '탄자니아에 가면 물갈이와 모기를 조심하라.'


아! 맞다.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원충(Plasmodium parasite) 때문에 걸리는 말라리아는 한 번 걸리면 원충을 평생 몸에 남아,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고개를 드는 지독한 병이다. 특히 나이 든 분들에게는 치명적이라고 하는데. 어떻게든 저분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건넌방으로 갔다.


“권사님, 모기장이라도 쳐드릴까요?”

“모기장이 구멍이 나 있어서 소용이 없을 것 같아.”

“아무리 모기가 똑똑해도 모기장 위를 엉금엉금 기어서 구멍을 찾아 들어오지는 못할 거예요. 혹시 모르니까, 모기장 쳐드릴 테니 그 안에서 주무세요.”


권사님을 위해 모기장을 쳐드리고, 나도 돌아와 모기장을 쳤다. 아직도 호시탐탐 항모를 노리는 가미카제 특공대의 소리는 어둠을 뚫고 들려왔지만, 입마개를 씌워놓은 개가 짖는 것처럼 아주 멀리서만 들려왔다. 그 얇은 보호막 하나 덕분에 내 침실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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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 모기장 하나에 안도하고, 발로 힘껏 걷어차면 바로 부서질 자물쇠에 의지해 우리 집은 세상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만약 그 보호막이 하나님이라면 얼마나 든든할까. 그런 생각은 미뤄 둔 채 아주 미미한 세상의 것을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시편 기자는 “여호와께서 너를 지키시며 네 오른편에서 너를 보호하시니 낮의 해가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며 밤의 달도 너를 해치지 못하리라. 여호와께서 너를 모든 위험에서 보호하시고 네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시리라. 네가 어디를 가든지 그가 너를 지키실 것이니 지금부터 영원히 지키시리라. (시편 121: 5~8)”라고 노래하고 있다.


그렇다. 하나님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지키셨듯, 풀무불에 던져지고 사자굴에 던져진 다니엘과 세 친구를 지키셨듯, 나 또한 지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러니 하찮은 세상의 것을 의지하지 아니하고, 진실함으로 하나님 사랑 안에 거하여 보호하심을 입는 내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내 앞의 바다를 가르시고, 나를 물 위로 걷게 하시고, 그것마저 안 된다면 불 병거를 사용해서라도 나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실 신실하신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게 해 달라고.


이 새벽, 모기장 하나 덕분에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묵상하게 되었다. 오늘 밤은 아주 맘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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