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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mind Jun 24. 2024

정순 씨는

공부를 좋아해

우리 정순 씨 오늘도 공부를 열심히 하네요. 정순 씨는 글 읽는 선비 집에 막내딸로 태어났어요. 공부를 잘하고 좋아해서 꿈이 많았지만, 집이 가난했고 오빠들은 많았고, 아버지의 비뚤어진 여성관 때문에 중학교도 가지 못했어요.


외할아버지는 여자가 글과 이치를 깨치면 가정과 남편에게 헌신할 수 없다면서 초등학교 이상의 공부를 허락하지 않았어요.


정순 씨가 왜 그렇게도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는지 알아요. 배움에 관한 결여, 미래가 보이지 않는 가장, 자식들의 미래에 관한 막막함과 재능을 키워주지 못하는 죄의식 등이 혼재되었을 때, 배움만이 자식들의 살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거예요.


저희 때만 해도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대였으니까요. 물론 배움에는 때가 있고, 타고난 환경이 매우 중요해요. 요즘은 부모의 재력이 자식의 미래인 세상이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도처에 도서관이 널려있고 나이와 시기에 관계없이 의지만 있다면, 배움의 길은 늘 내딛는 발밑에 펼쳐져 있어요.


지금 우리에게 주어지는 배움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했겠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절로 숙연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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