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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awmind Jun 24. 2024

냥이 씨

사색하는 고양이

냥이 씨는 정순 씨와 함께 그곳으로 오기 전에 세상에서 길고양이로 살았어요. 인간에게서 받은 혐오와 기피로 부정적인 정서와 기억이 마음속 깊이 새겨졌어요.


보통 그런 상태는 인간과의 관계에 균열과 혐오를 가져오겠지만, 냥이 씨는 사색과 성찰의 힘으로 상처를 받는 대신, 상처를 이해하는 마음으로 체화했어요.


꽃 한 송이가 피어도, 비 오고 난 뒤 비치는 햇살에도, 사계절과의 만남과 헤어짐에도, 사랑하는 이들과의 추억에도 상처가 있어요. 그 상처는 늘 빛이 가득한 눈으로 목적지 없는 길을 떠나요.


통속적인 일상에 상처 하나쯤 없는 이가 있겠습니까? 그 먼지 쌓인 상처를 훈장처럼 달고 다니다, 가끔 꺼내어 툭툭 털어보고는 그랬구나! 하며 별과 별 사이에 끼워놓지요.


그런 까닭에 상처를 진정으로 이해한 자는 밤하늘을 보는가 봐요. 아무도 모르게 떨어지기도 하고 나타나기도 하는 별 하나가, 삶의 흔적인 내 빛나는 상처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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