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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자 까 Apr 27. 2024

영감을 위한 영겁의 시간


그간 경험한 세계 안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예술적 영감이 깊은 사람은 내면의 깊이가 깊고 깊어, 기나긴 시공간을 채우기 위해 끝없는 자학과 다양한 예민한 감정의 공격을 겪는 것 같다. (빈 곳을 채우기 위해 영감을 끌어 모은다.)


스스로 정의 내린 확고한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머리가 저릿한 영겁의 시간을 겪고, 나의 지겹고 특별한  상상을 실물화했을 때 그 짜릿함과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상상했던 것들이 눈앞에 형상화되고, 누군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소비하고 나와 같이 애정 하는 모습을 볼 때, 이를 보는 상상의 주인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아마 겪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각 사람의 우주들이 모여 씨앗부터 장성한 나무로 이루기까지, 정성 들여 함께했던 사람의 진심을 나는 이해를 넘어 공감할 수 있다. 내 이름을 걸고 애정을 쏟아 만들어 낸 것이 부당한 대우를 겪는 것을 볼 때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자신을 희생하고 거부했던 것들을 수용하며, 억울함을 못 참는 본성을 이겨가며 지켜온 것들을 또 억울하게 빼앗기게 된다면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냥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다. 너무너무 공감이 되어서. 내가 투영이 된다. (생각의 시간을 파는 이들은 이런 부분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어느 한 분야에 특별한 서사를 만들어 내는 사람의 길은, 항상 그리 순탄하지 않는 것 같다.


어느 누군가의 미움이라는 그림자가 짙어질 때. 혹은 마음이 더 공허하고 외로워질 때, 영감이란 빛은 더욱 강하게 빛나며, 상상은 더욱 구체적이고 촘촘히 내면을 채워주는 것 같다.


왜 무언갈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항상 외로운 걸까!

이걸 깨달아가는 게 삶이란 줄타기의 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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