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독한 말

[우울증 일기] 2. 우울증환자에게 하지말아야하는 말들

by 효주


우울증입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우울증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의 수많은 조언들이 쏟아진다.

"어떡해, 힘내야지"

"니가 왜?"

"야 니가 우울증이면 나도 우울증이다"

"감기같은거야. 뭐 요새는 숨길일도 아니지"

"약에 너무 의존하지마 중독돼"

라는 나도 그 누군가에게 과거에 했던 말들을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말은

"마음먹기 나름이야."

였다.

누가 마음먹을줄 모른단 말인가. 누가 마음먹고 싶지 않단 말인가? 우울증은 그러하다 그런 마음먹기가 너무 힘들다. 그 마음을 먹는게 힘든게 우울증이라는거다.


플라톤도 아리스토텔레스도 유교에서 수많은 석학들도 강조했던 그 중용이라는 게 우울증환자에게 딱인 상태이다.


지금 대표적인 내 상태는 무기력 무관심 무반응이다.


기쁜일도 즐거운일도 없거니와, 화도 짜증도 그닥 슬픈일도 없는 상태의 지속인 것이다.

그러면 세상 근심걱정이 없어 좋겠네 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이 지독한 무력감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내가 병원을 가는 이유는 즐겁고 싶어서이다.

예전의 나. 즐겁고 텐션 좋고, 일을 하든 놀든, 술을먹든 너무 즐겁고 신나던 나. 화도 잘내고 수시로 짜증내고 깔깔거리던 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나면 마음이 평온해지던 나로 간절히도 돌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게 간절한데 왜 내가 마음먹지 않겠는가.


내가 들은 말 중 가장 힘이 되는 말은 동지의 존재였다.

"나도 치료받았어"

"우리 아들도 지금 치료받고 있어"

라는 말. 즉 공감이지 응원과 충고는 아니었다.


마음같아서는 회사안에 우울증환우회 모임이라도 만들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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