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기에 살아갈 수 있다

영조의 화살처럼

by 뚠뚠이

영조는 활을 쏘면 아홉 발은 과녁을 맞히고, 한 발은 일부러 땅에 떨어뜨렸다고 한다. 완벽을 좇는 것은 오만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자연은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지 않는다. 인간 역시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토록 완벽해지려 애쓰는 걸까.


사람들은 종종 ‘완벽’을 꿈꾼다. 실수하지 않고, 부족함 없이, 모든 결과가 100%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

하지만 기준은 끝없이 올라간다. 성취를 해도 만족은 잠깐이고, 곧바로 다음 계단을 걱정한다. 기쁨보다 불안이 먼저 찾아온다.


완벽할 수 없다면, 차라리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지나치면 사소한 실수 하나도 용납되지 않고, 그 작은 흠이 나 자신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앞에는 해야 할 일들이 끝없이 쌓여 있다. 과정을 즐길 틈도 없이 결과만 좇는다. 성과의 단맛은 찰나이고, 다시 치열한 경쟁 속으로 밀려 들어간다.


문득 묻게 된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달리고 있는 걸까.’ 인생은 어쩌면 성공의 연속이 아니라 노력의 연속이고,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실패의 기록에 더 가깝다.


그런데 우리가 실패를 과정이 아닌 ‘낙오’로 받아들인다면, 도대체 언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경쟁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아간다. 서로를 밟고 올라서야 하고, 타인의 성공은 축하가 아니라 견제의 대상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조차 잠재적 경쟁자로 느껴진다.


이게 정말 우리가 원하는 삶일까. 끝없는 비교.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 끊임없는 검열과 증명. 도대체 어느 지점에 도달해야 “이제 충분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 답은 거기에 없다.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완벽을 갈망하며 영달을 좇는 것 자체가 이미 모순일지도 모른다. 끝없는 터널 안에서 스스로를 증명하려다 보면 시야는 점점 좁아지고, 결국 나 자신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간다.


주변에는 늘 경쟁자가 있고, 조금의 실수에도 물어뜯긴다. 사람들은 타인의 실패에서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그런 삶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세상의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다 해도. 이런 구조 속에서는 결국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밑 빠진 독 같다.


진실한 관계 대신 이해관계가 남고, 기쁨 대신 질투가 남는다. 밤에는 불안과 스트레스로 잠들지 못한다.

그래서 의심하게 된다. 정말, 우리는 이런 삶을 원했던 걸까.


나는 여전히 믿고 싶다. 타인이 잘 되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마음, 사랑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사회, 함께 살아가는 기쁨이 남아 있는 세상.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길이 결국 사회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나 자신의 진짜 행복’을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아홉 발을 맞히고 한 발은 일부러 땅에 떨어뜨릴 용기가 필요하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고,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놓아주는 여유.


완벽하지 않기에 우리는 서로 기대고, 서로 사랑하며, 비로소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성취로 증명하는 사람들과, 그냥 존재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