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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성 Aug 06. 2021

아파텔이라도 쌀 때 살까요?

2021년, 3기 신도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많이 상승한 집값을 안정화시키고자 정부가 나서서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2021년 7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들이 주택 추격매수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정부가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심 내 거주 수요에 부합하는 대규모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면 향후 '부동산시장 안정'과 '주거의 질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공급정책이 추진되면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전국 56만 호, 수도권 31만 호, 서울 10만 호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수도권 1기 신도시 29만 호 정도가 매년 한 곳씩 새로 건설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1. 소형 평형임에도 저렴하지 않은 3기 신도시


<3기 신도시 청약돌풍 뜯어보니···>

2021년 8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를 대상으로 한 올해 첫 사전청약 물량 4,333가구 중에서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84㎡는 73가구로 전체의 1.7%에 불과했다.



74㎡가 290가구로 6.7%였고, 나머지 90% 이상이 46~59㎡ 소형 평형이었다.



2021년 8월 3일 다자녀와 노부모 부양 가구 등 사전청약 특별공급과 신혼희망타운 해당 지역 우선 공급은 총 3,955가구 모집에 40,328명이 신청했다.



이에 따라 공공 분양 특별공급은 총 15.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신혼부부와 6세 이하 자녀를 둔 가정이 대상인 신혼희망타운 해당 지역 우선 공급은 4.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사전청약 물량이 대부분 소형 평형인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84㎡ 타입은 73가구로 이번 사전청약 대상의 1.7%에 불과했다.



일반 민간 분양의 경우 흔히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84㎡ 타입은 절반 정도인 경우가 많다. 이번 사전청약에서는 46~59㎡의 소형 평형이 90%를 넘었다···(중략)



20가구가 배정된 인천 계양 특별공급 84㎡에는 4,796명이 신청하면서 경쟁률이 239.8 대 1을 기록했다. 36가구를 모집하는 남양주 진접 2 특별공급 84㎡에도 2,279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63.3 대 1을 보였다.



이번 사전청약 중에서 84㎡의 경쟁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만큼 인기가 많음을 보여준다. 8월 4일부터 시작된 일반청약 역시 전체 378가구 중에서 84㎡는 인천 계양 8가구, 남양주 진접 2 9가구 등 17가구에 불과하다.



이번 사전청약 물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신혼희망타운도 55㎡ 이하로만 공급돼 아이를 낳고 살기에는 작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신혼희망타운은 특별공급보다 경쟁률이 훨씬 낮았다.


○○일보 2021.08.05




이번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소형 평수의 비중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84㎡ 타입의 물량이 너무 적다는 의견이 있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0년 1인 가구의 비율은 31.7%다. 따라서 46~59㎡ 타입이 90%가 넘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청약의 특성상 부양가족수가 많을수록 가점이 많기 때문에 당첨 시 적어도 3명에서 4명이 살기에는 46~59㎡이 작은 것은 사실이다.



가구 구성 못지않게 이번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은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그럼에도 경쟁률이 치열하다는 점은 여전히 내 집 마련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는 의미다.



아래 가격 비교표를 보면 좌측의 3기 신도시 분양가가 우측의 기존 단지 시세보다 확실히 높은 경향이 있다.



(출처 : 뉴스핌)


2. 쉽지 않은 청약 당첨 조건



먼저 일반공급 1순위 자격사항을 살펴보자. 일반공급은 건설량의 15%를 차지하는데 세대 구성원 모두 무주택이어야 하고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거주자여야 한다.



통장 가입 기간은 2년 경과, 24회 이상 납부해야 하며 5년 이내 세대 구성원 전체가 당첨된 사실이 없어야 한다. 60㎡ 이하 신청 시 자동차는 3,496만 원을 넘으면 안 된다.



만약 1순위 내 동일 지역 경쟁 시 당첨 순차는 크게 40㎡ 초과와 40㎡ 이하일 경우로 나뉜다.



40㎡ 초과 시에는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무주택세대 구성원을 충족하면서 매회 10만 원씩 납부한 저축총액이 많은 자로 결정된다. 40㎡ 이하 시에는 납입횟수가 많은 자로 결정된다.





특별 공급은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생애 최초, 노부모 부양, 기관추천으로 나뉜다. 공통자격으로는 무주택세대구성원이면서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거주자여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건설량의 30%이며 저축 가입 기간이 6개월, 납입횟수도 6회 이상만 인정되고 자동차는 34,960,000원 이하여야 한다.



혼인 기간 7년 이내 혼인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 부모가족도 자격이 가능하다. 소득기준은 3인 가구 6,030,000원, 4인 가구는 7,094,000원 이하여야 한다.





자녀 수는 3명 이상 돼야 3점, 24회 이상이 3점, 혼인 기간은 3년 이하면 3점, 자녀 나이는 2세 이하면 3점으로 각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은 건설량의 25%를 차지한다. 저축액은 600만 원 이상이어야 하고 혼인 중이거나 자녀가 있으면 가능하다.



근로자 또는 자영업자로서 5년 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기록이 있어야 하며 차량은 34,960,000원 이하여야 한다. 소득기준은 3인 가구 7,839,000원 이하 4인 가구는 9,222,000원 이하여야 자격이 주어진다.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은 건설량의 10%이며 태아 포함 자녀가 3명 이상인 무주택세대구성원이어야 한다. 소득기준은 3인 가구 7,236,000원, 4인 가구 8,513,000원 이하여야 한다.



미성년 자녀수가 5명 이상이면 40점, 3세대 이상이거나 한부모가족이면 5점, 무주택기간 10년 이상이 20점, 해당 지역 거주 기간이 10년 이사이면 15점, 저축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면 5점으로 각각 가장 높은 배점을 준다.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은 건설량의 5%이다. 만 65세 이상 직계존속을 3년 이상 계속하여 부양하고 있는 무주택세대주이고 통장 2년, 24회 납부, 차량 34,960,000원 이하, 소득기준은 3인 가구 7,236,000원, 4인 가구 8,513,000원 이하여야 한다.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건설량의 15%이며 국가유공자,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장기 복무 제대군인, 공무원, 다문화 가족, 대한민국 체육 유공자 등이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외에 신혼희망타운이 있다. 혼인 2년 이내이고 2세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가 유리하다. 자녀수 3명 이상이면 3점, 무주택 기간도 3년 이상일 경우 3점으로 높은 가점을 받는다.



신혼희망타운 1단계 선정방식


신혼희망타운 2단계 선정방식




3. 저렴한 아파텔이라도 사야 할까?

아파트의 시세가 연일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텔이 주목받고 있다. 아파텔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합성어이다.



아파텔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당첨될 확률이 적은 청약 통장' 없이 분양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기존 오피스텔보다 뛰어난 특화 설계, 단지 시설을 도입한다.



발코니만 없을 뿐 아파트와 비슷한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내부 구조, 주변 시설, 생활 인프라 등이 주변 아파트와 같은데 가격은 훨씬 저렴하니 지금 같은 시기에 특히 더 주목받을 만하다.



그러나 아파텔의 근본은 상업시설이다. 상업시설에 지어지다 보니 학군이 안 좋을 확률이 높다. 또한 발코니와 욕조 설치가 불가하다. 공급면적에 비해 실제로 사용하는 전용면적도 좁다.



아파텔 취득세는 어떻게 될까? 아파트 취득세는 1.1%이지만 아파텔 취득세는 4.6%이다. 만약 기존에 집이 있는 상태에서 아파텔을 산다면 아파텔 취득세 중과는 되지 않고 그대로 4.6%만 적용받는다는 장점은 있다.



많은 다주택자들이 여기에서 아파텔의 장점을 느낀다. 규제 지역 내 아파트를 사서 2주택이 될 경우 취득세를 8%나 내야 하고 3주택일 경우 12%나 내는 것에 반해 아파텔 취득세는 계속 매수해도 4.6%만 내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파텔은 규제를 피해 대출도 70%로 최대로 받을 확률이 높고 나중에 청약 신청 시 무주택 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어차피 실거주 할 거라면 더 이상 늦어지기 전에 아파텔을 통해서라도 내 집 마련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4. 도무지 거래가 없는 아파텔

아파텔 장단점은 명확하다. 가장 위험한 점은 집값이 오르지 않는 지역 또는 그 시기에 아파텔을 처분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매매가격지수가 높은 시기에도 실상 거래 자체가 거의 없는 아파텔 단지도 수두룩하다. 아래는 서울 3대 도심 업무지구 중 하나인 사대문 안에 있는 한 아파텔의 시세이다.



자세히 보면 2015년, 2억 3,500만 원에 한 번 거래된 이후 5년 뒤인 2020년에서야 다시 실거래가 일어났다. 심지어 시세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졌다.



충무로역 아파텔



물론 주변 아파텔 단지들에서 거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사대문 안에서 그나마 거래가 빈번히 일어나는 아파텔을 겨우 찾았다. 이곳의 문제는 시세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 것이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주변 아파트의 시세가 몇 억씩 오른 것에 비하면 아래 자료와 같이 서울 한복판에 있는 아파텔이라고 해도 시세의 큰 변동이 없는 아파텔이 많다.



시세 변동이 없는 아파텔



입지가 좋아도 오피스텔 특성상 좁은 면적에 높은 밀도로 많은 물건들이 있다 보니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좀처럼 시세가 오르지 않는다.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아파텔들이 주변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주변 아파텔을 분석해보니 이 아파텔 단지는 그나마 실거래가 꽤 있다는 것이 다행으로 느껴질 정도다.



이런 현상에 대해 대한 건설정책 연구원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신도시 역세권 근처에 주거용 오피스텔이 다량 들어선 곳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생각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아파텔들의 시세를 확인해보면 초반에 분양할 경우 가장 가치가 높고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가치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사례들은 도심 한가운데 있더라도 원룸과 비슷한 구조라는 한계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도 분석할 수 있다.




5. 아파트 못지않게 오른 아파텔

아파텔 장단점 중 단점만 부각시킨 것 같다. 아파텔이 아파트 못지않게 오르는 지역도 있다. 



2020년 12월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킨텍스 인근 대화동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일산' 전용, 22층, 84㎡ 타입은 8억 원으로 1년 만에 3억 5,000만 원이 올랐다.



인근 오피스텔 '킨텍스 꿈에그린' 전용, 3층 84㎡ 타입은 8억 5,000만 원으로 10개월 만에 3억 5,000만 원이 올랐다.



2020년 12월 당시 인근 대화동 현대아이파크 10단지 전용 84㎡는 5억 3,000만 원이었다. 아파텔이 아파트 가격을 넘어선 것이다.



일산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은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부족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도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니 다세대 빌라 매매 가격까지 오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래는 '부동산지인'을 통해 분석한 일산의 수요량과 공급량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일산 서구에서 입주 예정 물량은 855인 반면 수요는 6,127이나 된다.



일산 서구 수요/공급



아파텔 시세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종로구도 물론 수요량에 비해 공급량이 적다. 종로구는 입주 예정 물량이 1,001이고 수요는 2,941였다.



무엇보다 일산 서구의 입주, 수요량이 5,272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아파텔도 아파트처럼 따라 오르는 현상도 발생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런 결과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부동산 시세에 대해 섣불리 단정 지을 필요가 없고 꾸준하게 다양한 분석을 해야 한다.




핵심 정리

1. 우리나라에서 아파텔보다는 아파트를 우선시하는 인식이 아직 강하다.



2. 아파텔이 아파트처럼 입지가 좋아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거래가 많아도 시세가 오를 확률이 적다.



3. 아파텔이 입지가 좋고, 주변 아파트와 아파텔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모자라면 아파텔도 덩달아 오를 확률이 높다.



아파텔을 계약하기 전에 당신이 이런 분석을 스스로 할 수 있는지부터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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