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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성 Aug 24. 2021

산본 리모델링, 금정GTX 내 집 마련 임장 후기



2021년 6월,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1,2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3%가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대출을 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답했다.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마련하려는 이유는 '지금 안 사면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아서'가 54.3%로 응답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내 집 마련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목표라서'가 41.5%,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즐기기 위해'가 40.3%, '부동산 가치가 점점 더 상승할 것 같아서'가 37.7%를 차지했다.




출처 : 잡코리아




내 집 마련 시 선호하는 거주지 형태로는 '아파트'가 62.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단독주택'이 24.3%, '오피스텔'이 7.2%, '빌라'가 5.3% 순으로 이어졌다.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은 지역으로는 서울보다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이 37.9%로 1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수도권 다음으로 '서울'이 34.2%, '부산, 대구 등 5대 광역시'가 18.7%로 뒤를 이었다. 서울의 집값이 급등했다는 인식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곽 지역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 집 마련을 위해서 약 10억 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고 조사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1년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930만 원을 기록했다. 중위 가격의 경우 9억 4,000만 원으로 2021년 6월보다 1억 8,117만 원 올랐다.



또한 2021년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 1,558만 원을 기록해 6월보다 1억 2,000만 원 가량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 가격은 5억 4,500만 원으로 처음 5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전셋값 5억 원이 넘는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직장인 응답자 절반 이상이 무주택 서민의 좌절감과 우울감을 뜻하는 '부동산 블루'를 겪고 있었다. 1,265명 중 무려 58.7%가 '부동산 블루'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1. 부동산 블루 속에서도 기회 찾기

GTX 금정역  조감도(출처 : 군포시)



상담을 신청하신 한 직장인 분께서 국내 및 해외를 넘나들며 10년이 넘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내 집 마련의 시기를 놓쳤다고 낙담하고 있었다. 2021년 초에 봐 두었던 집이 몇 개월 만에 1억 원 이상 오르는 현상을 보시고는 더욱 기운이 빠져 있는 상태였다.



현재 직장은 서울의 선릉역이셔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내에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곳을 찾고 계셨다. 서울시 도봉구, 노원구, 인천시, 경기도 부천시, 군포시 등을 온라인으로 먼저 분석했다.



모두 매매가가 이미 상승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된 군포시에 더욱 눈길이 갔다. 그중에서도 산본역 근처 아파트를 직접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아래는 최근 1기 신도시 부천, 성남, 안양, 산본 리모델링 호재에 대한 기사다. 





[정치권이 당기고 대형 건설사가 민다... '1기 신도시 리모델링' 훈풍]


출처 : 이데일리



···(상략)

여당이 분당·일산·평촌·산본 등 1기 신도시 리모델링을 공급 대책으로 내놓은 가운데, 호재를 업은 1기 신도시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대형 건설사들까지 1기 신도시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면서 사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수직 증축·내력벽 철거 제한 등의 규제가 있어 아직까지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에서는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6월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추가 공급대책 일환으로 '수도권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 활성화'를 제시했다. 이르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재건축 연한 30년을 충족하는 1기 신도시를 재정비하고 추가 공급까지 노리자는 복안이다.



이 같은 방안에 1기 신도시 내에서는 이미 추진 중인 리모델링 사업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중 리모델링 추진위를 설립했거나,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단지는 총 20개로 집계됐다. 분당 8곳, 평촌 4곳, 산본 6곳, 부천 3곳이다···(중략)



리모델링 단지의 시세도 눈에 띄게 오름세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는 지난 4월 말 리모델링 승인이 난 이후 전용 58㎡은 8억 4,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이 타입의 호가는 9억 원이 넘는다.



인근 C 공인은 "수직 증축은 아니지만 수평 증축을 통해 200가구 가까운 분양 물량이 나올 수 있다"며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계속 오고 있는데 호가가 높은 탓에, 리모델링 가능성이 있는 인근 다른 단지로 눈길을 돌리는 매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평촌 부영 아파트고 경기도의 리모델링 시범 단지로 선정된 이후, 전용 37㎡이 4억 4,500만 원에 팔리면서 두 달 전 신고가보다 2,000만 원 높게 팔렸다.



1기 신도시 리모델링 바람이 불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첫 깃발'을 꼽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우륵 아파트는 리모델링 시공사로 DL이앤씨를 선정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초반에 리모델링을 수주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야 주변 아파트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일대를 같은 브랜드 단지로 조성할 수 있는 기회까지 챙기게 된다"고 말했다···(하략)


이데일리 2021.06.01





이런 산본 리모델링 호재 때문에 이 지역에서 찾아본 매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상승한 가격에 올라오고 있었다. 산본역은 산본 리모델링 호재를 반영하지 않아도 이미 대중교통으로 강남역까지 1시간 내로 출퇴근이 가능한 매력적인 곳이다.






차를 타고 강남역에서 산본역까지는 23km 정도로 차량으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산본 IC를 거쳐 초입에는 숲과 성당, 공원, 학교 등 쾌적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초입을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마트를 중심으로 1,000세대 단지 크기만큼 큰 865개 상권이 형성돼 있다.




산본동 상권 (출처 : 호갱노노)



8월 방학 시즌이라 그런지 대낮인데도 거리에 유동인구가 많았다. 다양한 연령층 중 학부모, 학생들도 많이 보였다. 활기찬 느낌이었다. 



우리가 보러 갈 물건은 3개 정도였다. 그중 산본 리모델링 공사가 확정된 우륵주공 단지, 율곡주공 단지가 24평 기준으로 4.5억 원에서 5.5억 원까지 형성돼 있었다. 평당 2,000~2,500만 원 정도인데 매도자분들이 계속해서 매매가를 높게 수정해서 올리는 분위기였다.



2021년 연초까지만 해도 4억 정도에 거래되다가 8월 현재 5, 6억 원까지 호가가 올라갔다. 2020년부터 급격히 상승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앞서 언급했듯이 주공 2개 단지가 인지도 높은 'e편한세상'이라는 브랜드로 리모델링이 확정됐다. 우륵, 율곡 아파트가 각각 2021년 5, 6월에 시공사가 선정되면서 주변 단지들까지 호재가 반영되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계획대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된다면 2023년에 이주가 시작되고 2027년에 입주 예정이다.



산본 우륵 아파트 리모델링 투시도 (출처 : DL이앤씨)


산본 율곡 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 (출처 : DL이앤씨)



둘째는 GTX-C 노선이 착공을 시작했다. 2026년에 완공 예정이며 산본역 바로 옆 GTX 금정역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15분 안으로 도착할 예정이다.



GTX 금정역 (출처 : 군포시)




2.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실제 임장한 단지



먼저 위에 표기된 3개 단지를 중심으로 직접 방문을 했다. 제일 처음 간 곳은 율곡 주공 아파트로 산본역 남쪽으로 위치해 있었다. 산본역 남쪽을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느낀 점은 공원과 숲이 우거져 있고 학교가 위치해 있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우리가 간 집은 여름인데도 양쪽으로 문을 열어 놓으니 통풍도 잘 되고 에어컨 없이도 어느 정도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남향으로 장애물 없이 전망이 트여서 산이 보이는 뷰가 인상 깊었다.



1990년대 지어진 단지였지만 공용부 관리 상태도 양호했고 지역난방 보일러 상태, 전기세 등 관리비도 평균 20만 원 이하였다. 중개인분께 듣기로는 단지 내 매물 대부분이 도배, 장판, 몰딩, 욕실 타일 등 간단한 수리 정도는 거의 되어 있다고 한다.



두 번째로 산본역 북쪽으로 우륵, 주몽 아파트 단지를 갔다. 두 곳 모두 생각보다 깔끔했다. 전용 면적이 15평인 것치고는 좁은 느낌은 별로 없었다. 침실 2개, 거실까지 다 갖춰져 있었다.



실제로 현장을 가서 느낀 점은 산본역 남쪽으로는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반면 산본역 북쪽으로는 시청부터 상권, 병원, 시외버스정류장, GTX금정역 등이 어우러져 활기찬 분위기였다.



세 번째로 주몽 주공 단지 바로 옆에 대림 e편한세상 민영 단지에 갔다. 둘러본 단지 중 산본 IC에서 가장 가깝고 산본의 가장 큰 상권으로 걸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본의 대장 단지는 삼성래미안 하이어스 아파트, e편한세상금정역 에코센트럴 아파트인데 이 단지들보다 연식은 조금 됐지만 대장 다음으로는 가장 좋아 보이는 단지였다.



주공 단지들 사이에 위치한 e편한세상 민영 단지



무엇보다 바로 실거주를 하고 싶을 정도로 내부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었다. 세입자를 구한다면 주변 전세 시세보다 훨씬 높은 전세가로도 가능해 보였다. 남향에 전망도 좋았고 24평에 방 3개, 욕실 2개라 1인 가구부터 4인 가구까지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판단됐다.







2021년 8월 현재 산본은 매도자 우위의 현장이다. 단지들 대다수가 상한가로 매주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업데이트되는 매물 가격도 매도자의 근거 없는 호기가 아니라 실제 매수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반영된 것임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앞으로 군포시의 수요도 공급 예정량보다 상회하기에 역전세가 발생할 위험도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실제 전세 대기자는 중개인분의 장부에 여러 명 있었지만 전세 물량 자체가 적은 상황이었다. 



군포시 수요/입주 (출처 : 부동산지인)



이런 상황들을 종합했을 때 전세가와 매매가의 차이로 갭투자해도 역전세가 일어날 확률이 적다고 판단됐다. 2024년까지 서울의 수요 대비 공급량도 부족한 상황에서 수도권으로 전입하는 세대가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 예상된다.



아래는 2020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순인구 이동 데이터다. 군포시는 서울과의 접근성에 비해 유입된 인구가 아직 적다. 근처 시흥시와 안산시의 인구 유입량을 보면 작년부터 이 지역들의 매매가가 폭등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군포시 순인구이동 (출처 : 호갱노노)



전세를 내놓자마자 다음 날 바로 임차인을 구했다. 같은 평수로는 단지에서 가장 높은 전세가를 기록했다.



전세 수요 대기자가 실제로 꽤 있었고 민영 단지로서 리모델링도 훌륭해서 중개인분도 유리한 입장에서 기분좋게 세입자를 맞춰줄 수 있었다.




앞서 분석한 내용들만 보면 산본은 폭락할 확률이 낮은 곳이다. 다만 이는 실력보다 운이 더 크게 작용한다. 



물론 실력이 없다면 침체기 때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서 내 집 마련을 한다면 폭락의 시기가 와도 견딜 수 있다. 



내담자가 선택한 이 집은 주변 주공 단지들보다 비쌌지만 2, 4년 뒤 대출을 받아서 원리금 상환을 해도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였다. 먼저 4년간 전세를 주고 실거주할 상황을 대비해서 그동안 돈을 모으고 4년 뒤 대출까지 받는다면 1억 원 정도 폭락해도 장기간 보유하면서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이 지역은 4년 뒤 1억 원이 폭락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설사 4년 뒤 예측할 수 없는 외환위기로 폭락한다 해도 다시 원래 가격으로 회귀할 확률도 많다. 앞으로 6년 뒤 산본 리모델링과 GTX 금정역으로 인해 미래가 더욱 기대되기 때문이다.



만약 앞으로 4년 동안 각종 재건축, 재개발 규제가 완화돼서 서울의 공급량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수도권 집값이 떨어지는데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2년 동안 정책과 공급량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2년 뒤 혹은 4년 뒤에 시세가 떨어지기 전 집담보대출을 최대한 받고 그동안 모은 돈을 합해서 기존 전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막연히 오를 것이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재개발, 재건축의 완화로 안전진단, 허가, 이주, 착공, 준공 등의 순서를 고려했을 때 서울, 수도권 전 지역에서 공급량이 쏟아진다면 그 시기는 6년 뒤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집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는 이런 폭락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내 집 마련 시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폭락할 확률이 얼마나 적은지 혹은 폭락을 해도 자신이 버틸 수 있는지부터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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