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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성 Jul 25. 2021

전셋값 문제 없이 살아왔어도 앞으로 알아둬야 할 정책


지금껏 전세로 거주하면서 아무런 문제없이 살아온 분이 훨씬 많으실 겁니다. 2021년 2월부터 국가에서 시행할 정책으로 인해 앞으로 전세 시장에 끼칠 영향뿐만 아니라 대비해야 할 사항도 알아둬야 합니다.



2021년 2월 19일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새 아파트에 청약으로 당첨이 되면 최대 3년을 의무 거주해야 합니다. 새 아파트에 대한 전·월세 금지법이 시행되기 때문입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무엇일까요? 분양가를 통제하는 제도입니다. 통제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상승장에서는 아파트값이 올라갑니다. 



올라갈 때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아지고 동시에 완판이 될수록 주변 아파트값을 자극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막겠다는 취지로 생겨난 것입니다.



© chuttersnap, 출처 Unsplash



예를 들면 어떤 동네에 아파트가 8억 원입니다. 그런데 그 동네에 집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주변에 분양을 하려는 건설회사와 조합원들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옆 아파트가 8억 원이면 우리는 새 아파트니까 9억 원에 분양합시다."



9억 원에 분양한 후 만약 완판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수요가 많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돈을 더 주고 사려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이를 Fee가 붙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2, 3천만 원부터 시작해서 수요가 더 많아지면 5천만, 1억 원 또는 그 이상까지 Fee가 붙게 됩니다. 그럼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9억 원이 아닌 훨씬 비싼 가격으로 책정이 됩니다.



실제로 2015년 11월 평균 35 대 1로 분양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인 송파 헬리오 시티에는 3억에서 5억 원의 Fee가 형성됐습니다. 분양가 7억 1천만 원에 분양된 59㎡의 분양권 시세가 10억 1천만 원이었습니다.



이렇게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9억 원이 아닌 12억 원으로 가격이 책정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앞서 말한 바로 옆 8억 원짜리 아파트에서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아니, 우리보다 조금 새 아파트가 12억인데 우리랑 4억 차이나 나는 거 이건 아니지 않나?"



이러면서 8억 원하는 아파트가 10억 원까지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그럼 바로 옆 6억 원하던 아파트에서도 이런 반응이 나오겠죠.



"어? 저 아파트랑 2억 차이밖에 나지 않았는데 우리도 올려야겠다."



이런 식으로 주변 아파트들을 줄줄이 자극하는 현상이 나오게 됩니다. 이런 도미노 현상을 막기 위해서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는 겁니다. 동시에 전·월세 금지법을 시행하는 이유는 새 아파트에 청약을 할 거라면 실제로 거주할 사람만 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지금까지 청약에 당첨된 경우 집값이 너무 비싸서 잔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거주하기보다 전세를 먼저 세입자에게 주는 경우가 흔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새 아파트의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세가 끝난 후 높아진 시세를 기준으로 대출을 더 많이 받아서 대출 잔금을 감당할 수 있기도 하고요.



© introspectivedsgn, 출처 Unsplash



이를 청약에 당첨된 사람의 입장에서만 보지 않고 전세입자의 입장에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전세 물량이 공급되는 것입니다. 



만약 2,000세대가 새로 입주하게 된다면 1,000세대는 집주인이 실제 입주하고 1,000세대는 전·월세 물량이 나오게 됩니다. 많은 물량이 나오므로 자연스럽게 전세 시장이 안정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새 아파트가 생겨도 전세 물량이 못 나오게 됩니다. 전세 물량이 못 나오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먼저 전세 물량이 많을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사할 집을 찾는 사람이 부동산에 갔습니다. 집을 살 때는 10억 원이 필요한 반면 전세 물량이 많을 경우 5억 원으로 전세를 구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전세를 선택할 확률이 높습니다. 10억 원이라는 큰 위험을 안기보다는 5억 원이라는 낮은 금액이 덜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설문 조사에서도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에 <직방>이라는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1,154명을 상대로 모바일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7%가 전세를 선호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전·월세 임차인의 82.1%가 전세를 선호했고 임대인도 57.8%가 전세를 선호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전세 물량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매매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집값이 안정될 확률이 높습니다. 



심지어 전세가 너무 많으면 매매 수요조차도 전세 수요로 전환이 많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전세 물량이 많으면 전셋값도 내려가면서 매매값도 내려가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 전·월세 금지법으로 인해 앞으로 새 아파트에서는 전세 물량이 나올 수 없게 됐습니다. 정부에서는 실거주하는 사람만 새 아파트에 입주시켜서 투자자들의 투기를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새 아파트에 당첨돼서 당장 비싼 아파트값을 마련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월세로 2년에서 4년을 돌리고 돈이 마련되면 실제 거주하려는 사람들은 이제 이런 방법이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청약 제도가 일반인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한 것인데 현찰이 부족하면 청약 자체를 넣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투기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수도권에 내 집 마련을 하려면 대출을 받아도 분양가의 60%가 현금으로 있어야 합니다.



© guvo59, 출처 Pixabay



청약 제도는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 수가 많고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이 길어야 당첨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돈이 없는 사람들은 청약에 당첨이 돼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새 아파트에서 전세 물량은 나오지 못합니다. 따라서 전세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전셋값은 떨어질 확률보다 상승할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현재 전세로 거주하고 계시다면 앞으로 전셋값이 오를 확률이 높으니 내 집 마련을 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7월 말 임대차 2법인 전·월세 상한제, 계약 갱신청구권이 시행된 후 1년간 전국의 전세 가격은 크게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8월 이후 전국에서 9.62%, 경기에서 10.39%가 올랐습니다. KB 부동산 통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020년 7월 4억 9,922만 원에서 6억 2,678만 원으로 1억 2,756만 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내 집 마련에 드는 비용이 급증한다는 것입니다. 보건 사회 연구원이 결혼 시기별로 신혼집 마련에 드는 비용을 조사했습니다. 



평균 내 집 마련 비용은 1995년 이전에 결혼한 부부는 7,364만 원, 1995~~1999년에는 8,519만 원, 2000~2004년 1억 1,164만 원, 2005~2009년 1억 3,360만 원, 2010~2015년은 1억 5,645만 원이었습니다. 



전셋값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995년 이전에 결혼한 부부는 2,339만 원, 1995~1999년 3,426만 원, 2000~2004년 4,646만 원, 2005~2009년 7,128만 원, 2010~2015년에는 약 1억 원이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15년에 2배 정도 오른다는 것을 감안해도 전셋값은 20년 만에 5배가 올랐습니다. 현재 전세 물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과 지금까지의 통계를 감안했을 때 전세만 고집한다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자신이 가능한 선에서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2021년 4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1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KB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0년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312만 원을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1억 원이 더 올랐습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국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4월 경기도 아파트 평균 가격은 5억 1,161만 원입니다. 2020년 7월 4억 806만 원을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1억 원 넘게 가격이 올랐습니다. 



경기도 아파트 가격이 3억 원에서 4억 원을 넘어서기까지는 4년 6개월이 걸린 것에 비하면 최근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부산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20년 3월 2억 9,138만 원에서 2021년 4월 3억 6,851만 원으로 27% 상승했습니다.



집값이 오를 테니까 당장 사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주거가 불안정해지고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자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당장 벗어나자는 의미입니다.



돈을 모아서 나중에 좋은 집을 사는 것보다 당장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은 집을 사서 전세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왜냐하면 내 집 마련을 위해 저축해야 하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KB 부동산



중위 소득 계층이 서울의 중간 가격대 집을 사려면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으면서 '숨만 쉬고' 16.8년간 저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4월 KB국민은행 리브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은 3분위 소득, 3분위 주택 가격일 때 16.8년으로 집계됐습니다.



PIR 이란 집값을 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집값과 소득은 각각 1분위~5분위로 분류돼 총 25개 PIR이 산출됩니다. 



예를 들어 1분위인 하위 20% 계층이 5분위인 상위 20% 집을 사려면 10.5년간 저축해야 합니다. 중간 소득 3분위 계층이 1분위인 하위 20% 집을 사려면 7.3년간 저축해야 한다는 식입니다.



'직장인이 집을 사려면 월급을 얼마나 모아야 할까'에 대한 대답이 바로 3분위 중위 소득 계층이 3분위 집을 살 경우입니다. 이 값이 가장 낮았던 시기가 8.8년으로 2014년 9월이었습니다. 



이후 2017년 5월 10.9년으로 늘었고 2021년 3월에는 17.8년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의 전세가격 증가세도 소득 증가세를 앞질렀습니다. 2021년 3월 기준 3분위 가구, 3분위 주택의 전세 PIR(J-PIR)은 9.9로 집계됐습니다. 



전셋값 마련에만 꼬박 10년 치 월급을 모아야 하는 것입니다. 전국 주택의 PIR도 6.6년, J-PIR은 4.6년으로 조사됐습니다.





전국 매매·전세가격지수 추이를 보면 주택 가격은 꾸준히 우상향 중입니다. 17.8년 뒤 아파트 평균 가격과 10년 뒤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지금과 같을 확률은 희박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현재 국가의 정책과 지금까지의 통계자료를 분석해봤습니다. 이를 염두에 둔다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현재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내 집을 장만하는 것은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시리치 소액으로 아파트 월세 수입 만들기 1:1강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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