覇王別姬

패왕별희

by 그림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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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로 세월에 머물러 있는 작품이다. 편향된 느낌으로 말하자면, 다 제쳐두고 배우의 역할이 최대치를 만들어냈던 것 같다. 경극에서 초 패왕의 후궁 우희였던 뎨이(장국영)의 시대를 겉도는 그의 예술혼에 잠식된 인생을 아득하게 지켜보게 된다. 한 유방의 공격으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이자 패왕의 칼로 자결하는 우희의 모습이 처연하게 오래도록 남아 있다. 굵은 역사적 혁명을 치르는 세월 동안 예술을 대하는 사회적 태도를 화면에 여지없이 담고 있지만 분장을 지우지 않은 이는 뎨이 뿐이었던 것 같다. 그 자신의 배역에 늘 머물러 있었고 그것으로 역할을 끝내는 마지막 장면이 그제까지의 모든 풍경들을 가만히 정지시킨다.

4월이면 아스팔트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늘 떠오르는 한 명의 배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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