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sommar

미드소마

by 그림자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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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만 보고도 기운이 남달라서 볼까 말까 망설였다. 감독의 전작인 유전도 기이하게 불편한 여운을 남겼기도 했고. 그래도 호기심이 생겨 계속 곁눈으로 흘겨볼 바에 어디 한번 대놓고 보자 싶어졌다. 재생을 터치하는데 묘한 긴장감이 들었다. 프롤로그가 열리자 서서히 몰입하게 된다. 모든 이야기는 시작이 중요하다.


대니가 전화를 걸어 불안정한 말들을 내뱉고 울 듯 말 듯 한 표정이 화면에 채워진다. 전화 너머로 뒤집히듯 연결되는 장면들은 흐릿하지만 확실하다. 또 다른 화면 속 대니의 연인과 친구들의 극명히 다른 태도가 대비를 이루며 오프닝 시퀀스로 이어진다. 영화는 이미 시작부터 그들을 대니로부터 갈라놓고 있다. 대니의 집과 친구의 집 그리고 비행기 안이 모두 짜인 세트 같았다면, 스웨덴의 그 초원은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환경설정으로 여긴 완전히 딴 세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낮이 가장 긴 하지. 그저 환해서 정신이 혼미해지는 기분을 고스란히 느낀다. 그로부터 이어지는 이 마을의 광적인 풍경들이 희한하게도 아무렇지 않게 아주 자연스럽다.


무너지고 있는 대니의 감정이 그들에게 마치 물 흘러가듯 여러 단계에 걸쳐 흡수된다. 차마 이겨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 과정과 그 표정들이 대단히 복합적이다. 메이퀸이 되어 오만가지 꽃으로 치장을 한 채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둘 다인지. 집단의 행위에 쓸려가듯 동화되어 해방되는 것인데. 터트렸을까. 아.. 역시나 결말 또한 기이할 따름인데. 또 이상하게도 보고 나니 생각에 잠긴다. 더불어 미술적인 시각효과를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자연적인 다채로운 색감을 의외로 은은하게 사용한 것 같다. 수채화를 감상하는 기분이 들 만큼. 그래서 이것이 공포물인지 뭔지 헷갈린다. 뭐 어차피 그런 장르 따위 상관없어 보이지만. 분명 여기저기서 본 비슷한 요소들을 갖고 있는데 확실히 남다른 독창성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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