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r Things

가여운 것들

by 그림자소리

그의 영화는 인간의 본능과 그들이 얽힌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여주는 현실적인 환상을 품고 있다. 어찌나 세게 안고 있는지 끼어들 틈이 없고 관객으로서 그저 관찰하는 수밖에 없다. 찬찬히 하나씩 숨어서 보다가 살짝 다가가보면 움찔하는 감각이 있는데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고 그저 느끼는 것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를 사실 그렇게 즐겁게 감상하지는 못했다. 가여운 존재는 벨라가 보는 것들로서 그녀가 성인의 몸을 가진 아기에서 자신의 몸의 주체가 되기까지의 탐구 영역을 꿈결처럼 그려내고 적당한 발치의 거리에서 그 여정을 따라가게 된다. 영화가 끝이 날 즈음부터 뭔가 맥이 빠진 것처럼 아무것도 남아 있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의 영화가 늘 그랬듯이 아랫배를 건드리는 쇳조각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감독이 의도하고자 했던 인간의 마지막 감정은 해방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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