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은 어디에 보관되나?

내 돈의 '주소'를 찾는 일

by HK

내 이름으로 된 퇴직연금이 쌓이고 있다는 건 알겠는데, 그럼 그 돈은 대체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 걸까. 회사의 금고일까, 아니면 어딘가 공중에 떠 있는 돈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퇴직연금은 회사 통장이 아니라 직원 본인 명의의 개인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된다. 그리고 이 계좌를 관리하는 곳을 금융권에서는 ‘퇴직연금 사업자’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가 바로 그들이다.


퇴직연금 사업자


퇴직연금 사업자 현황(2024년 말)


현재 우리나라 퇴직연금 시장은 크게 세 부류의 사업자가 나누어 갖고 있다. 2024년 말 통계 기준, 적립금의 비중은 다음과 같다.


은행 (약 52%) :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 (약 24%) : 그다음 비중이며 자유로운 금융상품의 투자로 인해 최근 가장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보험사 (약 21%) : 그다음은 보험사이다.


회사는 보통 거래하는 주거래 은행 한 곳을 '퇴직연금 사업자'로 지정하기도 하지만, 요즘은 직원의 선택권을 위해 은행과 증권사 등 여러 곳과 동시에 계약을 맺어두는 경우도 많다.


인사팀에 물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내 퇴직연금의 주소가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인사팀이다. “우리 회사 퇴직연금 사업자가 어디인가요?”라고 질문하면 내 퇴직연금이 어느 계좌에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퇴직연금 사업자가 어디인지만 알면 확인은 금방이다. 해당 금융사의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만 하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성실히 시간을 팔아 돈을 쌓아왔는지 실시간 퇴직금 적립 현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메기’가 된 증권사, 주소 이전을 고민하는 이유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은행에서 증권사로 ‘계좌 이전’을 하는 머니무브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3년 한 해에만 수조 원의 자금이 은행권에서 증권사로 이동했다.


왜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퇴직연금을 단순히 ‘보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사 계좌는 실시간 ETF 매매가 가능하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은행에서도 퇴직연금에서 ETF를 구매할 수 있게 하였지만 증권사처럼 바로바로 직관적으로 구매할 수 없고 매수와 매도에 며칠이 소요된다.


만약 우리 회사가 복수의 사업자와 계약되어 있다면, 클릭 몇 번이나 인사팀 요청만으로도 퇴직연금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다.


내 돈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나의 퇴직연금 사업자를 확인했다면 내 투자 철학과 맞는지 점검하는 것, 그것이 잠자고 있던 나의 퇴직연금 깨우는 두 번째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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