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 나이 듦은 나만의 일이 아니었다
나는 어느덧 5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돌이켜보면 40대 중반, 일본에 정착한 이후 지난 10년은 숨 가쁘게 흘러갔다. 언어와 문화의 벽, 사업과 생계, 가족과 공동체 사이에서 쉼 없이 버텨낸 시간들.
그 시간 동안 나는 ‘나이 든다’는 말의 무게를 서서히 실감하게 되었다. 몸은 예전 같지 않았고, 마음도 이전처럼 단단하지 않았다. 사람은 많은데, 정작 마음을 나눌 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말은 쉬운데, 소통은 어려웠다. 익숙했던 관계들이 조금씩 낯설어졌고, 어느 순간부터 나조차 나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변화 속에서 나는 조심스럽게 묻게 되었다. 왜 우리는 이 시기에 그렇게 느끼는 걸까? 어떻게 이 변화를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러다 사회심리학자들의 이론, 정서적 선택성과 관계 축소에 대한 연구들을 접하며 알게 되었다. 이 변화는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느끼지만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감정, 그러나 결코 이상하거나 부끄러운 일이 아닌 너무나 ‘당연한 변화’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 글들을 쓰기로 했다. 이 나이에 겪는 변화들을 숨기거나 부정하는 대신,
더 깊고 다정하게 들여다보고 싶었다.
이 책은 나이 들어감을 받아들이는 작은 안내서일지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여전히 우리 안에 살아 있는 온기와 관계, 웃음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다면, 나이 듦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닌, 조금씩 다시 피어나는 시간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브런치북 《나이 먹은 게 죄는 아니잖아요》의 들어가는글 입니다.
나이 듦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가능성의 시작일지 모릅니다.
다음 편에서는 ‘몸의 변화와 노화의 신호’에 대해 조심스레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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