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로 돌아가는 것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그 오래된 질문 앞에 나는 종종 멈춰 선다.
눈에 보이는 어떤 형상일까, 마음을 건드리는 감정일까,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순간의 기운일까.
문득, 시인과 촌장의 「풍경」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80년대, 작은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며 우리의 감성을 적시던 그 노래.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제목만 들어도 선율과 풍경이 함께 되살아날 것이다.
그 노래의 한 구절이 말한다.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간 풍경”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한참을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왜 ‘제자리로 돌아간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질까.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어긋나고, 밀려나고, 잃어버린다.
해야 했던 말을 삼키고, 진심과는 다른 표정을 짓고,
때로는 자기 자신에게서도 멀어진 채 살아간다.
그렇게 흩어진 삶 속에서, 아주 드물게
모든 것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간 듯한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억지나 과장이 사라지고, 있는 그대로의 것들이 조용히 제 자리를 찾을 때.
그런 장면은 과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환하지도 않다.
그저 고요한 감동으로 스며들고,
마음은 그것을 ‘아름답다’고 말한다.
아름다움은 단지 보기 좋은 형상이 아니다.
그것은 어딘가로부터 제자리를 되찾은 어떤 존재의 모습이다.
무너졌던 신뢰가 다시 이어지고,
엇갈렸던 감정이 이해로 가라앉으며,
흩어졌던 자아가 중심을 향해 돌아올 때.
그 모든 순간은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존재가 본래의 리듬을 회복하는 사건이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아름다움을 ‘질서 있는 비례’라 했고,
동양의 지혜는 아름다움을 ‘자연스러움’ 속에서 찾았다.
결국 두 관점은 하나의 공통된 장면을 가리킨다.
억지로 꾸미지 않은 상태,
스스로 그러한 것들이 스스로의 자리에 놓여 있는 상태.
그때 우리는 비로소 안다.
꽃은 흙 위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햇살은 나뭇잎 위에 머물 때 가장 따뜻하며,
사람 또한 자기 자리에서 자기다움을 회복할 때
가장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용히 기다린다.
삶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장면을.
사람이, 말이, 마음이,
하나 둘씩 제자리로 돌아오며 조화를 이루는 그 풍경을.
그러니, 아름다움이란 결국
제자리로 돌아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조용한 환대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이란 #제자리로돌아감 #풍경의미학 #시인과촌장 #철학적감성 #존재의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