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하지 않는 용기> - 비교와 자랑을 내려 놓다

나는 어디서 멈추어야 하는가 - 존재는 왜 멈춰야 회복되는가?

by 진인철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아니, 멈추지 못한다. 해야 할 일, 이뤄야 할 목표, 증명해야 할 자아가 우리를 쉴 틈 없이 몰아붙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우리는 스스로를 책망한다. “이렇게 쉬어도 괜찮은 걸까?” “지금 이 시간, 누군가는 더 노력하고 있을 텐데.” 그러는 사이, 우리는 점점 말라간다. 몸은 버티고 있지만, 마음은 천천히 무너지고 있다.


자랑은 어느 순간부터 멈출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그것은 단지 말의 문제가 아니다. 자랑은 내가 살아 있음을 확인받기 위한 행위이고, 내가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을 세상에 상기시키려는 애타는 몸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자랑은 언제나 더 큰 자랑을 불러온다. 한 번의 과시는 또 다른 과시를 예고하고, 우리는 점점 더 ‘과잉된 나’를 연출해야만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자꾸 달린다. 멈추면 존재가 사라질 것 같아서.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 멈추는 순간, 나는 사라지는 걸까?


오히려 정반대일 수 있다. 존재는 멈춰야 비로소 보인다. 멈춰야 숨이 들리고, 마음의 속도가 느껴지고,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알 수 있다. 너무 오래 달리면 목적지도, 출발점도, 내가 지나온 길도 흐릿해진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멈춰야 하는 이유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그 멈춤은 나를 다시 만나는 일이고, 상실된 존재의 감각을 회복하는 일이다.


그러나 멈춘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자기 착취의 루틴에 익숙해진 자아는, 정지 상태를 불안으로 착각한다. 가만히 있는 시간은 쓸모없다고 여겨지고, 무언가 하지 않으면 무가치하다고 느낀다. 이 감각은 너무 오래 반복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를 쉴 줄 모르는 존재로 훈련시켜 왔다. 그리고 이제는 그 훈련을 멈춰야 한다.


멈춘다는 것은 곧 용기다. ‘나는 지금 이대로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더 보여주지 않아도, 더 증명하지 않아도, 나라는 존재가 여전히 의미 있다고 믿는 그 조용한 확신. 이 확신이 없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생산해내야만 안심하게 된다.


하지만 생산이 멈췄을 때, 과시는 사라졌을 때, 그 후에도 내가 남아 있는가?
그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어야, 우리는 진짜 회복을 시작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이 말하고, 너무 자주 비교하며, 너무 쉽게 지쳐버리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묻자. 나는 어디서 멈춰야 하는가? 어떤 순간에, 어떤 지점에서, 이 끝없는 순환을 멈추고 조용히 나 자신을 안아줄 수 있을까?


멈춘다는 건 패배가 아니다. 그것은 가장 깊은 치유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멈춤 속에서 우리는 새로 태어난다. 더 작고, 더 조용하고, 더 단단한 존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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