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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빼꼼무비 Jul 20. 2024

<데드풀과 울버린>이 지릴 수밖에 없는 이유

마블 지져스 데드풀?

1. <데드풀과 울버린>, 웨이드와 로건

씨네 21에서 진행한 류승완 감독과 숀 레비 감독의 인터뷰에서 재밌는 제작비화들이 많이 쏟아져나왔는데요. 작품에 대한 신뢰를 더 갖게 하는, 더 나아가 숀 비 감독이 더 큰 MCU 프로젝트들을 맡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해주는 영상이었습니다. 


"It's not just Wolverine and Deadpool, it's Logan and Wade Wilson"


울버린과 데드풀이기 이전에 '로건'과 '웨이드 윌슨'이라는걸 염두해 두고 만들었다는건 정말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인터뷰에서 강조했듯 화려한 스케일 속에서 긴밀한 스토리 텔링을 펼친다(Do epic scale with intimate storytelling)는 그의 전략은 숀 레비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입니다. 마블이 10여년간 할리우드를 호령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것이고, 마블이 하향세를 보이는 것도 이에 실패해서라고 할 수 있죠. 


<퓨리오사>의 디멘투스(좌), 데드풀 & 울버린 예고편 장면(우)

확실한건 숀 레비 감독 본인도 MCU의 팬입니다. 기존 연출작들의 유머톤도 MCU 영화들과 상당히 흡사하고, 인터뷰에서 파이기의 전화를 수 년간 기다렸다고 밝힐 만큼 그가 마블 작품을 연출하는 것은 아마도 시간 문제였을 겁니다. 세 작품째 연달아 작업한 라이언 레놀즈도 꼭 숀과 함께여야만 3편을 작업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숀 레비는 마블 스튜디오가 절실히 필요로 한, MCU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감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 왜 울버린이어야만 했나

The 'why' is 'the duo'
This pairing is new and that's why


<로건>이 히어로 영화계에서 손에 꼽히는 수작인 만큼 <로건>의 존재 자체가 큰 허들이자 부담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그럼에도 울버린을 다시 데려오겠다는 결정은 단순한 팬서비스가 아닌 확실한 명분과 당위성을 필요로 했을 텐데요. 


이번 <데드풀과 울버린>의 프레스 투어에서 숀과 라이언은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두 아이콘들이 만나서 보여주는 케미스트리 하나로도 작품이 가지는 당위성은 충분하지만, 동시에 두 캐릭터 모두에게 확실한 성장 서사를 부여하는게 큰 목표였음을 강조했습니다. 로건과 웨이드 둘 다 과거의 후회 속에서 사는 상처 많은 캐릭터들이고, 본 작품은 그런 두 캐릭터가 서로를 치유하는 여정을 담았다고 하죠

휴 잭맨은 각본 초안을 읽은 직후 숀과 라이언에세 17분짜리 보이스메일을 보내 자신의 아이디어를 맘껏 펼쳤고, 그 중 상당 부분이 영화에 반영이 되었다고 합니다. 숀과 라이언이 감독, 배우, 프로듀서 크레딧에 이름을 모두 올리고 있는 만큼 제작 현장이 굉장히 유기적이고 상호협력적인 환경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죠. 

휴 잭맨 본인도 20년 넘게 한 캐릭터를 연기해왔음에도 더 끌어내고 싶었던 새로운 면이 있었을거고,  그저 뻔한 울버린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돌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숀과 라이언과의 개인적 친분을 떠나 그들의 열정과 워크에식, 그리고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그의 은퇴를 번복하게된 이유였을테죠.

휴 뿐만 아니라 모든 제작진이 울버린을 열 번째 연기하면서 캐릭터의 새로운 면을 탐구하고 발굴해내는데에 주안점을 뒀고, 뜻깊고 굉장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3. 작품이 가지는 의의

<데드풀과 울버린>은 여러 면에서 굉장히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7년 만의 울버린 복귀작임과 동시에 디즈니-폭스(현 20세기 스튜디오) 인수합병 뒤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첫 엑스맨 영화이자 첫 청불(R등급) 영화인데요. 이미 공개된 파이로, 세이버투스, X-23 등 폭스 엑스맨 뿐만 아니라 폭스의 마블 작품들 전체를 아우르는 카메오들의 대거 출연이 일찌감치 예고된 바.

<로키>와 긴밀하게 이어지며 멀티버스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인 만큼 이번 작품은 2000년부터 20년 이상 이어져온 폭스 마블 유니버스를 MCU로 편입시킴과 동시에 작별을 고하는폭스의 엔드게임이자 노웨이홈과 같은 작품이 될 것입니다. 

라이언 레놀즈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곤 하지만 데드풀이 과연 정말로 무너진 MCU를 구원하는 마블의 메시야, "마블 지져스"가 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30분 분량의 선공개 시사에 참석한 여러 기자들은 벌써부터 마블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리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는데요. 

마블 스튜디오의 올해 유일한 극장 개봉작이자 향후 MCU를 이끌 "뮤턴트 사가"의 기초가 되는 작품인 만큼 확실한 터닝 포인트가 되어야만 하는 작품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물론 이 작품 하나만 잘 뽑혔다고 해서 마블이 부활했다라고 단언하긴 힘들며 앞으로도 갈 길이 멀지만, MCU의 어두운 터널을 밝히는 희망의 불씨가 되기엔 충분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지난 몇 주간 진행된 프레스 투어에서 감독과 두 배우가 보여준 케미스트리,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소소한 제작 비화들은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모든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하는 2024년 최고 기대작, <데드풀과 울버린>입니다. 

<출처: Variety, 씨네21, Wallpaper Alphaco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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