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우리 집 냉장고에는
맥주 세 캔이 있다.
굴러 떨어진 맥주 세 캔
지금 우리 집 냉장고에는 500ml 맥주 세 캔이 있다. 지난해 초 금주를 한 이후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있다. 술과 나의 전적을 말하자면, 5회 정도 대대적인 금주선언을 했고 길게는 6개월 정도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순간 한 모금만 마시면 마치 그간의 노력이 가위로 잘라진 듯 다시 해만 지면 맥주를 사서 집으로 와서 TV 앞에서 1000ml를 마시게 된다는 거다. 지난해 금주를 다시 시도하게 된 건 마음 아픈 사연에서 비롯되었다. 매일 저녁 1600ml를 TV 앞에서 마신 동생이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언니와 나, 심지어 동생 본인마저 매일 마신 맥주에게 주저 없이 유죄 선고를 내렸다. 지금 우리 집 냉장고 안에는 맥주 세 캔이 있다. 이번의 금주 후 1년 6개월 동안 우리 집에 맥주가 있었던 적은 없다. 어제 남편은 퇴근하던 아들에게 맥주를 사 오라 했고 아들은 만원에 네 캔이라며 사 왔다. 남편은 그중 하나를 마셨다. 지금 우리 집 냉장고 안에는 내가 좋아하던 그 브랜드의 맥주가 세 캔이 있다. 자! 그러니 어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