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가장 큰 반전은 단연코 내가 왼손잡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 가능성을 45세에 처음 들었고, 49세에 겸허히 사실로 받아들였다. 45세에 나는 음악치료 대학원에 입학했다. 나의 피아노 연주를 처음 들으신 교수님이
'왼손잡이세요."
하셨다. 내가
"오른손잡이입니다."
하자
"왼손잡이세요."
라고 거듭 말씀하셨다. 왼손잡이 일지도 모른다가 아니라 왼손잡이라니. 나이 40이 넘도록 그걸 모를 수가 있나 믿어지지가 않았다. 49세에 나는 ㄹ왼속 손목이 아프기 시작했고 그 통증은 꾸준히 꽤 오래 지속되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왼손으로 하는 모든 행위들을 오른손으로 하기 위해 애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는 왼손으로 많은 것들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 문과 유리창을 열고 닫을 때 왼손이 먼저 나갔다. 이 행동은 꽤 손목의 통증을 유발했다. 화장할 때도 스킨, 로션, 크림을 모두 왼손을 사용해서 발랐다. 설거지도 마찬가지였다. 그릇을 집는 것, 수세미로 안과 밖을 닦을 때 돌리는 것, 그릇을 정리하는 것을 모두 왼손으로 하고 오른손은 그저 수세미를 대고만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수할 때 '이쪽저쪽 목 닦기'를 왼손으로 하고 있었다. 이 동작은 오른손으로 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나는 이 모든 동작들을 오른손으로 옮겼다. 왼손을 사용할 때마다 통증이 일어나니 안 바꿀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동작만은 오른손으로 옮길 수가 없었다. 그게 이상하게도 왼손이 아니면 잘되지도 않고, 할 때 제 맛도 안나도, 하고 나서도 영 게운치가 않았다. 그건 바로 대변을 본 후의 뒤처리였다. 내가 지인들과의 한가한 수다시간에 이런 어려움을 미주알고주알 털어놓으니
"뭐! 그걸 왼손으로 한다고? 나는 오른손으로 하는데."
그 자리의 모든 사람이 다 오른손으로 한다는 거다. 집에 오니 우리 식구들도 모두 오른손을 사용한다고 했다. 나는 도대체 언제부터 왼손으로 뒤처리를 했던 걸까? 나는 마치 태곳적부터 왼손으로 뒤처리를 한 것만 같았다. 나는 왼손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