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정은 Sep 01. 2022

깊이 있게 춤추기

그림 이야기

‘나이들 수록 깊이 있게 춤추기를 바란다’고 말한 어느 발레리나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짐작하건데, 그녀가 원하는 깊이 있는 춤사위는 기교와 인간성이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할 것이다.

젊은 댄서는 완벽한 동작을 위해서 오직 그것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오랜 경험을 가진 댄서는 표현한 동작 이외의 몸짓들도 그 순간을 함께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유롭다.


예술가는 자신의 분야에서 필요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 기교는 예술가의 영혼을 태울 수단이라서, 잘 닦을수록 예술혼이 마음껏 표현될 수 있다.

하지만 기교의 완성이 예술의 목적은 아니다. 대가들의 작품은 기교의 끝에서 한 숟가락 덜어낸 듯 보이는데, 그 부족함 덕분에 완벽한 서사에 비로소 숨표가 찍히는 듯하다. 


인간성은 가능성과 같은 말이다. 예술의 목적은 인간성의 표현이지, 완벽하게 작동하는 기계를 만들려는 게 아니다. 

기교만 남은 예술은 성능 좋은 자동차가 사람을 태우지 않고 달리는 꼴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의 시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