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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정은 Sep 22. 2022

화가와 인간성

그림 이야기

그림을 오래 그리면 인간성도 그만큼 좋아질까?

예술가 앞에는 ‘기이한’이나 ‘괴팍한’ 같은 수식어가 흔히 붙는다. 실제로 그런 예술가도 있고, 이미지가 만든 선입견도 있다.


인간은 사회를 이루어 살아가는 군집 동물이다. 사회가 넓어지고 자아가 발달할수록 개개인의 욕구는 서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회화 과정을 거치며 욕구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기른다. 

예술가라고 예외는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 또한 사회의 안전망에 토대를 두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이 말하는 진정성은 자신의 욕구를 가감 없이 알아차리고 느끼는 것이지, 그것의 표출은 또 다른 일이다. 표현할 때는 분별이 필요하다.

성숙한 인간성을 가질수록 정체성이 확장되어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폭이 넓어진다.


예술가는 도덕이나 이념 등이 만들어지기 전의 상태를 지향하다보니까 천진한 성향을 띄고, 자신의 세계에 빠져 지내느라 사회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괴벽스러움이 예술가를 나타내는 트레이드마크나 돋보이게 하는 장식품은 아니다. 

자신의 솔직함에 사로잡혀 타인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언행은 예술가다운 게 아니라 미성숙하고 무례한 태도일 뿐이다.


예술가는 끊임없이 근원을 추구하기 때문에 철학자가 될 수밖에 없고, 표현 수단을 갈고 닦으며 삶의 결을 실험하고 체험하기 때문에 구도자로 살 수밖에 없다. 

예술가의 길을 묵묵히 걷다 보면 세상의 이치를 파악하여 사리에 맞게 행동할 줄 아는 차원 높은 자아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좋은 화가가 되는 것과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은 같다고 생각한다.


<고래의 노래2>   80P   혼합재료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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