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기자
팀 쿡 CEO "삼성과 오스틴 공장서 칩 제조"
日 소니 독주 이미지센서 시장 판도 바꿀 듯
29일 방미 이재용, 美 머물며 글로벌 비즈니스
삼성전자가 애플의 차세대 칩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7일 애플은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은 미국 오스틴에 있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삼성과 협력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애플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삼성과 오스틴 공장에서 새로운 혁신 기술을 도입해 칩을 제조할 계획"이라며 "이는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사용된다"고 말했다.
이는 애플의 공급망과 첨단 제조업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 ‘미국 제조 프로그램’(AMP)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칩이 아이폰18에 들어갈 이미지센서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의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는 '아이소셀'(ISOCELL)이란 자사 이미지 센서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통상 2~3년에 걸쳐 신제품 생산을 준비하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2027년 이후 아이폰에 아이소셀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퍼 2장을 접착해 제작되는 아이소셀은 자사 스마트폰인 갤럭시 모델과 중국 샤오미·비보와 모토로라 등에 공급되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이미지센서 설계와 생산을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8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165억달러(약 22조9천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공시한 데 이어, 애플과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적자를 이어온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인 '엑시노스'가 자사 제품인 갤럭시 시리즈에도 일부만 채택되는 등 채택률 저조와 함께 이미지센서 부문의 점유율이 정체돼 수익성이 악화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수율 문제에 따른 수주 감소로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해 이미지센서 시장은 애플이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를 전량 공급받고 있는 일본 소니가 매출기준으로 51.6%를 점유하며 과반을 장악했다. 삼성전자는 15.4%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한데 삼성전자가 연간 2억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아이폰의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게 돼 시장 점유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택한 것은 미국 내 공급망 진입과 다변화 외에도 삼성전자 이미지센서의 초고화소, 픽셀 광학 설계 등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란 평가다.
삼성전자는 최근 나노 프리즘 기술을 적용한 아이소셀을 공개했고, 업계 최초로 2억 화소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공급망 관리에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테슬라와 애플의 문턱을 잇따라 넘어선 것과 관련해 이재용 회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7월9일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가해 빅테크 창업자와 CEO들을 두루 만났다. 이전부터 글로벌 IT·자동차 경영인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지난달 29일 대미 관세협상을 지원하려 워싱턴으로 날아간 이 회장은 아직 미국에 머물며 글로벌 기업들과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으며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테슬라에 이어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의 수주를 받았다는 건 삼성 파운드리가 흑자로 돌아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HBM4 공급망 진입도 가능성이 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공급 계약에 대해 "고객사 관련 세부 사항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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