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대 은행, 이자도 못 받는 ‘깡통대출’ 4조 돌파

전근홍 기자

by 뉴스프리존

국민·신한·하나·우리 무수익여신 4.1조

경기침체·금리불확실, ‘트리거’


1.jpg 사진=KBS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무수익여신 규모가 4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는 커녕 원금도 받지 못하는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인데, 미국관세 정책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한 기업들의 채무상환이 어려워진 탓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와 금리 불확실성이 은행들 대출 부실화에 장기적으로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상반기 기준 무수익여신은 4조1026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2조9465억원)과 비교하면 39.2% 증가한 액수다.


상반기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이 4조원을 웃돈 것은 지난 2018년(4조3715억원) 이후 7년 만이다.


무수익여신은 은행 입장에서 돈을 빌려 주고도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에 빠진 대출을 일컫는 표현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과 채권재조정 또는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여신이 무수익여신에 포함된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무수익여신 잔액이 1조2267억원으로 전년 동기(9466억원) 대비 29.6% 늘어나며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잔액은 8839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적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5430억원)보다 62.8%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6513억원에서 9051억원으로 39.0% 늘었으며 하나은행 역시 지난해 상반기 8056억원에서 34.9% 증가한 1조86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규제에 기업대출 부실화 ‘가속’


기업대출에서 무수익여신이 많이 증가했다. 미국 관세 정책 등으로 중소기업 경영 상황이 악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국내 중소기업 6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수출 중소기업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의 42.8%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 부과 등으로 회사 경영에 차질을 빚었다고 답한 바 있다.


특히 대법원 통계월보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법원에 접수된 기업 파산 신청 건수는 총 922건으로 집계됐다.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던 2024년(810건)을 넘어선 수준이다.


실제로 4대 은행 중 무수익여신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상반기 1821억원에서 2569억원으로 41.1% 늘었지만 같은 기간 기업대출 무수익여신은 3608억원에서 6269억원으로 73.7% 급증했다. KB국민은행도 가계대출 무수익여신이 1년 새 11.2%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기업대출 부문은 37.9% 늘어나며 두 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한 건 분명 희소식이긴 하다”며 “이자 부담이 완화하며 여신 건전성 문제도 완만한 흐름으로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여건 상 (향후에) 금리 인하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누적된 고금리 충격도 여전한 만큼 당분간은 대출의 질 악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뉴스프리존(newsfreezone.co.kr)

keyword
작가의 이전글트럼프,삼성 등 美공장 짓는 반도체기업 지분 확보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