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구 기자
지분 약 63% 4000억 후반대 인수
이호진 전 회장 경영 복귀 가능성
태광그룹이 애경산업 인수로 ‘K-뷰티’라는 신성장 동력을 얻게 됨에 따라 기존 홈쇼핑 사업 등과 얼마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수에 성공한 태광 측이 사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며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주요 계열사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최근 애경산업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AK홀딩스 등 애경그룹 계열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 약 63%가 인수 대상이며, 인수가액은 4000억원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진다. 태광 컨소시엄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다.
애경산업은 메이크업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 생활용품 브랜드 ‘케라시스’, 화장품 브랜드 ‘루나’ 등을 운영 중이며 매출의 약 60~70%를 화장품 부문이 차지한다.
지난해 전년 대비 1.5% 증가한 679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K-뷰티의 상승세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콰이쇼우’, ‘도우인’ 등을 성공 공략하며 온라인 화장품 시장의 트렌트 변화에 앞섰단 평가를 받는다. 다만 수출의 약 80%를 중국에 의존 중이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54.3% 증가한 17억100만달러(약 2조3759억원)를 기록하며 프랑스(12억6300만 달러)를 처음 앞섰다. 일본에서도 수년째 수입화장품 1위 자리를 지키는 등 K-뷰티는 약진을 거듭 중이다.
태광그룹은 기존 섬유·석유화학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화장품 등 B2C(기업 대 고객) 시장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로 홈쇼핑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각에선 태광 측의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 빨라지며 M&A 행보가 과감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태광그룹은 지난 7월 화장품과 부동산, 에너지 등 신사업에 내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태광산업의 유동자산은 지난 5월 기준 2조7692억원이며 지난 10년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300억원 규모다. 현금 자산을 활용한 사업 구조 개편 작업이 빨라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경영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이 전 회장을 상대로 제기된 김치·와인 강매 사건 혐의에 관해 검찰이 지난 4월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이 전 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된 모양새다.
태광산업의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이 전 회장의 이사회 복귀를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전 회장은 지난 7월 업무상 배임 미수 등으로 재고발된 상태다. 그는 태광산업 이사회가 자사주를 담보로 3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고 이 중 약 2000억원을 애경산업 인수전에 투입하기로 의결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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