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에게

by 유미애

모니카에게


윤!


두 달 동안 학교 끝난 후 성당에 열심히 다녔고 미사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다녔지. 어떤 일이든지 하기만 하면 열정을 쏟아서 하는 내 모습이 엄마는 늘 자랑스러웠단다. 엄마보다 훨씬 똑똑하고 잘난 딸이라 같은 여자로 네 모습을 부러워했던 적이 있단다. 첫 영성체를 받을 너를 생각하며 적었던 글을 여기 옮긴다.


사랑하는 모니카!


윤아 두 달 동안 교리 배우러 다니느라 많이 힘들었지.

피곤해하는 너에게 잘해 주어야지 하면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신경도 못써 줬지만, 마음속으로는 기특해했단다. 혼자 기도문 다 외워 사탕도 타오고 아침, 저녁으로 우리에게 기도하라고 바가지도 긁고 누가 부모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야무지게 첫 영성체 공부를 했지.

모니카!

엄마는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내일 네가 입을 하얀 드레스와 미사포를 다림질했단다. 머리에 꽂을 하얀 꽃장식도 손질했지. 그 예쁜 드레스를 입고 처음으로 하느님을 모시는 날의 네 모습을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차고 황홀하구나. 엄마의 기분이 이런데 우리 모니카는 어떤 기분일까? 이 벅찬 가슴 살아가는 동안 변함없기를 바라며 하느님 말씀 잘 실천하는 노력하는 멋진 딸이 되길 바란다. 다시 한번 축하해. 첫 영성체!

2000년 11월 11일 사랑하는 엄마가


사랑하는 윤!

20년 전 모니카가 처음 하느님 모실 때 엄마는 아주 감격했단다. 우리 집에서 성당까지 꽤 먼 거리여서 너를 성당까지 데려다주어야 하지만 어린 내 동생과 엄마의 수업으로 같은 아파트에 살던 이웃 어머니들이 너를 데리고 다녔지. 엄마 없이 다녀도 기죽지 않고 잘 다니던 네가 대견했단다. 그리고 성당에서 배운 걸 집에서 그대로 실천하는 네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그때 엄마도 너와 함께 열심히 기도한 것 기억나지. 지금 생각하니 그 시절이 참 행복했던 것 같아. 그 시절, 네 사진을 보면 맑고 밝게 환하게 웃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인단다. 그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네. 많이 그립단다. 지금도 좋지만, 너희 키울 그때가 아주 그리워.

이전 20화편지 한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