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네 동생 서윤이는 네 덕분에 세상에 태어났단다. 외동으로 자라던 네가 동생을 낳아달라고 노래를 불렀지. 그런 말을 해도 그냥 흘려듣다가 어느 날 그 말이 아주 중요하게 엄마 마음에 와 닿더라.
“엄마, 나도 동생 있었으면 좋겠어. 동생 낳아 줘.”
그 말을 듣고 다음에 우리가 나이 들어 죽고 없을 때 네 핏줄 한 사람 없이 혼자 이 세상에 남아 있을 너를 생각하니 가슴이 짠해지더라. 아빠와 함께 네 말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었고 우리는 네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단다. 우리는 네 동생을 낳기로 한 후 노력을 했고 4개월 후 동생을 가지게 되었다. 너는 뱃속에 있는 동생에게 매일 네 마음을 전했지.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고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고 엄마의 배에 귀를 갖다 대고 동생의 소리를 들으려고도 했단다. 네 손을 엄마 배에 갖다 대고 태아의 발차기를 느끼고는 눈이 동그랗게 되어 신기해하며 놀라기도 했지. 너는 태어나지 않은 네 동생에게 지극정성으로 마음을 주었단다.
네 동생이 태어나려면 한 달이 남은 어느 날 밤늦은 시간에 양수가 터졌고 바로 병원에 입원했단다. 다음날까지 진통하며 견디다 낮 12시 넘어서 네 동생을 낳았지. 마침 엄마가 입원한 병원이 네 학교 앞이라 너는 학교가 끝난 후 바로 병원으로 왔고 동생을 보고 신기해했단다. 엄마와 아기가 퇴원 후 너는 동생 곁을 떠나지 않았단다. 학교만 다녀오면 네 동생을 보는 것이 낙이었을 정도로 너는 동생을 좋아했어. 엄마가 바쁠 때는 네가 엄마처럼 동생을 안고 우유도 먹이고 함께 놀아주기도 했지. 네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 사진을 보면 대부분 네 동생을 안고 있거나 네 동생을 돌보는 사진이 많더라. 얼마나 네가 동생을 사랑하고 아꼈는지 알 수 있는 장면들이지.
그 사진들을 보면서 엄마는 너에게 아주 미안한 마음이 들었단다. 우리는 네 동생이 태어난 기쁨에 그 아이에게 온 마음을 빼앗겨 모든 것이 동생에게 맞추어져 돌아가게 되었지. 사랑을 동생에게 빼앗겼을 네 마음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어. 그런데도 너는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아낌없이 동생을 사랑했단다. 그러다 동생이 한 명 더 생기고 너는 두 동생으로 인해 네 사랑을 요구할 수조차 없을 정도가 되었지. 네가 마음 한쪽이 허전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이 글을 쓰면서 들었단다. 참 무심한 엄마였구나!
사랑하는 큰 딸!
너는 그렇게 예뻐하던 동생을 사춘기가 되면서 귀찮아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단다. 동생들이 네 방에 들어가 네 소중한 것들을 만지기도 하고 망가뜨리기도 했으니 혼내고 귀찮아한 것이 당연했을 거야.
어느 날 동생을 혼내는 광경을 목격했단다. 엄마가 학원을 운영할 때였어. 시험 기간이라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했단다. 현관 앞에서 번호키를 누르려는 순간 네가 동생들을 무섭게 혼내는 소리가 들리더라. 너의 그 말투는 내가 너에게 했던 말들이었고 너를 통해서 내 모습을 본 거야. 엄마는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었고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나를 힘들게 했단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서 동생을 막 대하는 너를 혼낼 수가 없어서 한마디를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가 몸이 아파서 조금 쉬고 나올 테니 방문 열지 마.”
엄마의 힘없는 목소리에 너희는 눈치껏 조용해졌지. 그 날 엄마는 많이 울었단다. 이불로 입을 틀어막고 울고 또 울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행동을 너를 통해서 봤고 엄마가 자식에게 할 행동은 아니었단다. 못난 엄마가 네게 못난 행동을 대물림해서 미안했어. 네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 맞더라. 좋은 모습만 보여도 부족할 시간이었는데 엄마가 힘들어서 네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고 너를 아프게 했던 적이 있었다. 멀리 있는 너에게 이 글을 통해서 사과 하마. 미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성장해 준 네게 감사함을 전한다. 하늘만큼 땅만큼 너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