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 2
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
엄마는 일이 하고 싶었어. 너를 키우느라 잠시 쉬었는데 모든 여건이 나를 일하게 만들었단다. 경제적인 이유와 엄마의 일에 대한 욕구가 너를 힘들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글을 쓰면서 울컥해진다. 가장 큰 이유는 결혼 전부터 절대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졌었고 그 마음이 쭉 이어진 상태로 일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안했단다. 요즘 말로 경력단절이 될까 봐 두려웠단다. 그래서 일을 하기로 했고 마침 너를 아주 예뻐하시던 옆집 아주머니께서 너를 봐주시겠다고 하여 안심하고 일을 시작했단다. 그 집에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한 명 있었지.
너를 맡긴 지 두 달쯤 되는 어느 날 너를 데리러 갔더니 현관문이 열려있고 우는 소리가 들리더라. 엄마는 네 울음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집으로 들어섰을 때 아주머니는 저녁 준비를 하고 계셨고 그 아들이 주먹으로 너를 때리고 있었지. 겨우 아장아장 걷는 애를 주먹으로 내리치는 장면을 보고 엄마는 숨이 멎는 줄 알았어. 보기에도 아까운 소중한 나의 보석인 너를 때리는 것을 보니 엄마도 그놈을 실컷 때려주고 싶었단다. 그때서야 아주머니는 자기 아들에게 그만하라고 말을 하더라. 그 장면을 본 순간 이게 하루 이틀 있었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집으로 와서 너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단다. 아팠을 네가 안쓰럽고 그렇게 맞고도 엄마한테 말 한마디 하지 못했으니 네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졌단다. 이 마음은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 아팠어.
그날 바로 너와 함께 어린이집을 알아보러 갔단다. 가정어린이집이었는데 마침 네 또래 아이가 있는 가정집이라 좋을 것 같았고 너에게 물어보니 좋아했단다. 그러나 이것 또한 그 집 아이한테 꼼짝하지 못하는 네 신세가 될지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단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할 때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보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예외는 있겠지만, 엄마가 원장이면 그 아이는 어린이집 권력자가 되어 다른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을 봤기에 추천하지 않아.
어린이집에 며칠 갔다 오더니 어느 날 너는 울고 보채면서 어린이집 차를 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단다. 엄마는 일하러 가야 하고 우는 너를 억지로 차에 태우고 어린이집으로 보냈단다. 매일 아침 우는 너를 차에 태우느라고 전쟁을 치르는 느낌이었어. 어느 날 너는 포기했는지 싫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어린이집 차에 잘 올라타더라. 미안해.
그때 엄마는 너를 돌봐야 했어. 나의 욕심이 너를 많이 힘들게 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네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된 것이 아마 이때쯤인 것 같아. 가기 싫은 어린이집에 갈 때마다 운 것이 네 목소리를 그렇게 만든 것 같아 죄인이 된 기분이야. 그때는 나의 감정에 치우쳐 내 감정을 깊이 헤아릴 줄 몰랐구나. 미안하다.
사랑하는 딸!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엄마는 너를 키우는데 온 정성을 쏟을 거야. 사람의 인생 중에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때가 유아기라는 걸 엄마는 너무 늦게 알았어. 타인에게 너를 맡긴 게 엄마는 두고두고 후회된단다. 다행히 그 후 좋은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서 네 표정이 많이 바뀌게 되었고 좋은 친구를 만나 행복해하며 즐겁게 유치원에 다녔지. 지나고 보니 몸도 마음도 건강한 어른이 된 네가 고맙네.
윤!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