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엄마는 서른 살에 엄마가 되었어. 세상 물정 모르던 내가 엄마가 되고 나니 초인적인 힘이 생기고 많은 것을 자연스럽고 본능에 따라 터득하게 되더라.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한 번 잠들면 중간에 일어나는 법이 없을 정도로 깊은 잠에 빠졌단다. 외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나는구나.
“미애는 한 번 잠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몰라.”
예전의 엄마는 외할머니 말씀처럼 한 번 잠들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졌던 사람이었단다. 그랬던 엄마는 네가 유아기까지 잠을 깊이 잤던 기억이 없단다. 잠이 들었다가도 네 움직임에 자동으로 눈을 떴고 네 작은 울음소리에도 몸을 일으켰지. 네 소리와 행동에 자동 버튼이 장착된 기계같이 너를 보호하고 돌보기 위해 초인적인 힘인 모성애가 생겨 네 반응에는 무조건 반응을 했단다.
일하면서 너를 돌보아야 했기에 어떤 날은 지쳐서 네게 우유를 먹이다 잠깐씩 잠에 빠져들기도 했단다. 그러다 눈을 떠보면 세상이 궁금한지 말똥말똥 눈동자를 굴리며 주위를 살펴보는 네 모습에 피곤함이 싹 달아나기도 했지. 엄마는 그런 네 모습에 반해 한참을 널 바라보면서 피곤을 날려 보내기도 했단다.
너를 낳을 때 엄마의 몸무게는 57kg이었다. 원래의 몸무게에서 12kg이 늘었다가 너를 낳은 후 바로 정상 몸무게로 돌아왔지. 45kg 나가던 연약한 엄마가 보였던 또 다른 초인적인 힘을 자랑해 볼까? 물론 이것은 엄마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엄마의 모성애란다.
태어나서 신체발달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영아기 때는 태어난 후 1년이면 몸무게가 3배 정도가 된단다. 작게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자란 너도 예외는 아니었고 금방 10kg이 되었다. 엄마의 몸무게로 힘들이지 않고 너를 번쩍 들어 안았다. 네가 내 딸이 아니었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야. 잠깐 안아주는 것이 아니라 외출을 할 때도 앞에 너를 안고 볼일을 보고, 백화점 쇼핑도 했단다. 10kg 쌀을 들고 몇 시간씩 다니며 볼일을 봤다고 생각을 해봐. 가능하지 않지. 지금 그렇게 하라고 하면 돈을 준다 해도 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때는 어디서 그런 강력한 힘이 나왔는지, 이게 바로 자식을 돌보는 힘, 모성애라는 것이다. 지금은 아이를 안을 일이 있어도 번쩍 들지도 못할뿐더러 조금만 안고 있어도 팔이 아파서 안아 줄 수가 없더라.
사랑하는 딸아!
모성애는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을 하게 하더라. 신이 모든 것을 할 수가 없어서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듯이 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같아. 그래서 모성애를 가진 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한 것이란다. 엄마도 너를 통해서 처음으로 느꼈던 모성애였지. 고맙구나. 모든 것을 너를 통해 첫 경험을 하게 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