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하지 마!

by 한량을 꿈꾸며

남들이 어찌 사는지 뭐가 그리 궁금한지

궁금한 건 확인을 해 봐야 하는 성격이라 남들 사는 걸 어찌 확인하나 하다가

직업소개소에 찾아갔다.

평소 불량주부라 내 살림을 잘하지도 못하면서 가사도우미는

어쩌려고 해 보려 하는지... 내 살림이나 잘하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

불량주부이면서 음식도 못하는 나는 당당하게 직업소개소에서

밥 못해요, 청소만 하게 해 주세요를 외쳤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옥수동 50평대 아파트.


집주인은 허리 수술을 하여 구부리는 청소를 못하고

나는 음식을 못하는 도우미고.....

정말 열심히, 우리 집을 이렇게 청소하면 식구들이 나를 업고 다닐 정도로

땀을 뚝뚝 흘려가며 구석구석 온 집안을 청소했다.

내가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잘한다. ㅎㅎㅎㅎ


청소에 열중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집주인이 부른다.

"아주머니~~~~"

"네?"

"점심 먹고 하세요."

밥을 못하는 나에게 청소만 못하는 집주인이 김치볶음밥을 해서 먹고 하라고 한다.

몸 쓰는 일을 하고 나서 먹는 김치볶음밥이 이리 꿀맛인지 몰랐다.


일은 힘들다.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면 우리 집은 파리가 낙상을 할 정도가 될 것이다.

열성적으로 청소하는 내가 퍽이나 마음에 들었었나 보다.

집주인은 내일도, 다음 주도 내가 와 주길 바랐지만

난 이런 경험 한 번으로 족하다.

"죄송합니다. 내일부터는 다른 일이 예정되어 있어서요."

아쉬운 얼굴로 나를 마중하는 집주인을 보면서

아이고 쉬운 게 없네. 남의 집이 왜 궁금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서는 아주 극한 불량주부로 주방에 들어가지도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있으니 나는 어지간히도 살림하는 게 싫은 가 보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은 남이 살고 있는 집이 아니라 남이 앞으로 살게 될 집을

점검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엄마가 이해해 줄지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