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여자들은
주의력결핍증을 앓고 있다
가족들을 위한 분주에서
조금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버스 안에서도 계속되는 살림 이야기
무언가 떠오르면 전화 체크하고
손주육아로 종종거린다
할머니들은 어찌 그리 할 게 많은지
꼬깃꼬깃, 소곤소곤, 부시럭 부시럭
도서관에서 이런 소리를 내는 사람은
늙은 여인네들이다
책상 주변을 정리하고
지갑형 핸드폰 케이스에 빠시락 거리며
영수증을 밀어 넣는다
휴대폰도 진동으로 잠그지 못하고
곁에 있는 사람이 그 소리를 꺼준 적도 있다
지나온 삶을 감추지 못하는 분망함
거기에 발 들여놓은 내 시간도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