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한 우리

by 캐리소

너무 먼 거리였다.


출간계약서만 아니면 갈 일이 없는 머나먼 길.

작정하고 징징대자면, 뚜벅이에겐 경기 광주에서 일산까지의 여정이 수월한 길은 아니다. 어떤 작가님들은 제주에서, 양평에서, 부산에서, 천안에서 오시는 분들도 있어서 징징은 여기까지!



어디 가는 것도 싫어라 하고 여행도 누가 가자고 할까 봐 겁냈었는데.

출간을 위해서 계약서를 쓴다는 '일' 자체보다는 출간이라는 전장 속 전우들을 만나러 간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더욱 요동치는 날이었다.

그래서,


인생은 내 맘대로, 내가 선 그은 대로 그 선에 있어주지 않아 두렵기도 하고, 또 재밌기도 하다.


어쨌든, 이 날 꼭 가야 할 수십 가지 이유가 나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마침 남편이 데려다줄 수 있다고 했고, 몇 달 전의 약속도 자연스럽게 취소되어 주었으니.

길이 다소 막혔지만 두 시간 만에 무사히 만남 장소에 도착했다.


3층으로 올라갔을 때 그곳은 활활 불타는 만남의 도가니였다.

한쪽에서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팀이 있었고 나머지 분들은 삼삼오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로 얼굴을 확인하는 동시에 꺅~!!!!!!

뜨거운 에너지로 서로를 바라보고, 놀라고, 감탄하고, 반가워하고, 기뻐했다.

이런 순전한 기쁨을, 그것도 사람에게서 받을 줄은 몰랐다.


출간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편지 두 꼭지 정도야, 껌이지!' 하고 호기로웠을 우리에게 지난 석 달은 말 그대로 안 해본 짓에다, 모르던 나에다, 글의 무서움까지 쌍타를 넘어 타로 멘붕을 겪었다.


그냥 써 내려가는 편지가 아니라 기존에 갖고 있던 나의 정신을 허물고 새로운 정신의 탑을 세워 나름의 탄탄한 논리로 정신을 전해주는 글이니 오죽했을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울고, 한탄하고, 자책도 하면서 글 앞에서 나 자신을 실험하고 좌절하고 썼다 지우며 여기까지 이른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줌으로 만난 작가들을 실물로 본다는 의미를 넘어서 전우애 같은 끈끈함이 생겼는지도 몰랐다.


이곳저곳에서 떨어지는 포탄을 피하고 글 속에서 옆 구르기, 앞 구르기를 시전 하다가 이제야 서로를 바라보며 훌쩍, 부쩍 커버린 모습을 만난 것이다.


나는 주책맞게 또 눈물이 났다.

내가 운다고 뭐랄 사람은 없겠지만, 내가 울면 모두들 우느라 눈물바다가 될 테니 억지로 뚝!! 할 수밖에.


너무 아름다운 분들이라 눈도 지우기 싫어 그대로 올립니다. 실물 삭제를 원하시는 분은 말씀해 주세요.^^;;


어쩜 이렇게 예쁠까?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각 개인의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와 그 자체로 빛나는 분들이었다. 이분들과 같이 있으니 나까지도 반짝이는 것 같다.

그래서 유유상종이라고 했나 보다. 아름다운 정신을 가진 분들 곁에 바짝 붙어있고 싶어지는 걸 보니.


7월 출간하는 팀은 7명이었지만, 멀리 해외에 계시는 작가들을 제외하고 10월 출간 작가들도 몽땅 모였다.


그저 보고 싶어서!!



우리 정말 많이 컸지요?

막 인사하고 마구 감사하고 싶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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