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아무것!

by 캐리소


오늘 작가들이 모여서 편지글 낭독 리허설을 했다.

1월 17일을 향한 우리의 움직임은 물밑에서 꿈들대는 생명의 용틀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듯이 결연하다.


작가님들의 편지가 각자의 음률로 퍼져나갈 때 감정을 꽉 잡고 있어야 했다.

다들 소리와 내용, 그 안에 녹아진 진심을 음미하느라 눈을 감았다.

친구한테 말하는 것같이 맑고 낭랑한 목소리

산 같은 웅장한 목소리

윤택하고 아름다운 목소리

사투리로 전하는 진심의 깊이가

가슴 밑바닥까지 진동을 일으킨다.


자녀에게 주는 것에 진심이 아닌 부모가 있을까? 담백하게 혹은 곰국같이 진하게 사랑을 전하는 이 편지글에서 어떤 씨앗이 움트게 될지 정말 궁금한 것이다.


좀 짧거나, 좀 길어도 좋았다.

어느 누구도 진심 아닌 것이 없고

진정성 있는 목소리와 참된 마음이 콸콸 쏟아져 나오니 감동에 젖지 않을 수 없었다.

감정이 울컥 올라오는 걸 막지 않았고 모두 마음의 촉수를 뻗어 받아들이며 자녀에게 닿는 진심의 깊이를 우리가 먼저 맛보고 있던 것이다.


아, 우리 지금 무슨 일을 하는 건가?

정말 이 일을 수행할 자격이 있을까?

자격은 물론 없다.

그러나 내게 주어진 초대장에 기쁘게 응한다.


자녀에게 진지하게 전하는 .

식탁에서 조금이라도 진지할라치면 바로 개그를 쳐대는, 그 뻘쭘함을 견디지 못하는 우리 집 자녀에게는, 아니 모든 자녀들에게 이 행위는 무겁고 거대하고 아름다운 일임에 틀림없다.


오늘 이 일을 통해 나는 세계 속의 나를 인식할 수 있었다. 뭔 비약인가 하겠지만 작은 일 속에서 움트는 거대한 도약을 볼 수 있다면 비약이라고 욕하지는 못할 것이다.

내 전체의 삶을 볼 때 이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폄하할 수 있을까?

폄하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했던 일이므로 나는 다시 확언하고 싶다.

나 자신에게 말이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니라 아무것이다!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으나 대단하고 특별한 일이다.




대학로 초대 신청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3Z4R2VoCVZjnu1j7FOnxVFrJ1a5LaNKu4G7H4Q3GRHTvBsQ/viewform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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