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국을 짓는 건축가
나는 천국을 짓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
이 땅에 존재하는 작은 천국 말이다.
뭔 황당한 소린가 하겠지만 아주 소박한 바람이기도 하다.
세계나 나라까지는 나같이 힘없는 사람이 감히 참견할 수 없지만 내가 사는 이곳, 이 작은 공간과 주변을 천국으로 만들고 싶다.
천국의 모형은 무엇일까?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 자유롭고 편안한 곳이 천국이라면 육체와 시간의 제약이 있는 이곳이 천국이 될 가능성은 제로다.
그러나 사방으로 제약이 둘러있는 이곳에 천국을 들이려면 제약 자체는 신경 쓰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되지 않을까?
-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혼의 자서전
제일 가까운 내 마음부터 시작하는 것.
깨지고 금이 간 항아리에는 물을 담을 수 없다.
시간의 한계와
한정된 힘
연약한 육체는
우리의 발목을 잡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천국은 빛난다.
그래서 모든 존재는 이 우주에 필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나를 천국이라는 물속에 풍덩 담근다면 약점과 한계들은 더 이상 제약이 아니게 될 것이다.
그 물속에서 나는 어둠을 잊고, 아이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푸른 하늘 아래서, 매일 경험하는 작은 즐거움이 모여 큰 기쁨으로 숙성되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상 안에서는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고 자유롭게 활동한다.
이웃이 내는 재미있는 소리와 두런두런 나누는 서로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따뜻한 순간을 얻기도 한다.
사소하고 작은 것에 대한 감사를 조약돌처럼 쌓으면서 일상에서 서로에게 마음의 곁을 줄줄 아는 것. 작은 관심이 어떻게 큰 의미를 가져오는지 알게 되는 것.
이곳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
현실은 힘겨울지라도, 함께 나누는 관계는 더 큰 세계를 꿈꾸게 하는 경험이다.
낯선 곳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가 짓는 천국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먼저 나 자신이 변하고, 변화된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으로 바라보기 시작할 때가 첫걸음일 테니까.
그렇다면 오늘부터 그 작은 장관을 만들어 가겠다. 마음속의 제약을 잊고, 나의 작은 공간을 사랑으로 가득 채울 시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분명히 인식이 저항할 테니까.
부지불식간에 이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때까지 루틴으로 축적해야 한다. 가슴에서 하나 둘 등이 켜질 때까지.
작은 습관부터 큰 이상까지.
내 안에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에도 씨앗을 뿌릴 수 있다.
소소한 기쁨,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 천상의 새소리는 그 자체로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다.
내가 만드는 매일매일의 선택이 이 작은 정원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그 길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은 천국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