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기 3

by Mean

우리가 송도에 가기 위해서는

차이나 타운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가 아까 지나쳐왔던 부산역 앞 버스 정류장에서 승차하면 되었지만


정류장도 어찌나 많던지 도대체 어디서 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여기가 맞다며 저기가 맞다며 말씨름을 하다 결국 사람이 가장 많은 곳에 가서 서있었다.


아직 해가 남중할 시간도 아니었으나

태양이 우릴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그 웃음이 너무나도 강력해서 우리는 정말로 녹아버릴 것 같은 더위속에 있었다.


화장한 지 네 시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얼굴에선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고 이미 옷 안의 등과 팔은 끈적끈적해진 뒤였다. 그렇게 정말 못 버티겠다 싶을 때쯤 우리가 탈 버스가 정류장에 멈췄다.


부산역에서 송도해수욕장까지 30분 좀 넘게 걸리는 시간이 걸리기에 우린 당연히 앉아서 갈 수 있겠거니 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모두가 우리처럼 관광을 온 것은 아니겠지만 버스는 승객들로 꽉 차있었고 각각의 사람의 온도가 합쳐져 에어컨이 작동하고 있는데도 그 안의 온도는 바깥과 별 차이 없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터질 것 같은 버스 안이였지만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은 놓치지 않았다. 대구와 얼마나 다를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 부산은 예상보다 그리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같은 경상도이고 부산은 그냥 바다가 있는 대구인 것 아닐까? 정말이었다. 부산은 대구와 다를 것이 없었다. 바다가 있다는 것 제외하곤 도시는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았다.


기대한 것만큼 다르지 않아 실망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오히려 거기서 자신감을 얻었다.


바다가 있다고 해서, 생소한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서 다른 지역이 대구와 크게 다르지는 않겠구나. 다른 지역이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 없겠구나.


그렇게 알게 모를 자신감을 얻어서일까.


좀 전까지만 해도 긴장이 되던 버스 안이 조금은 더 편안해져 바깥풍경을 눈 안에 하나하나 담을 수 있었다.


시장도 지나고,

초등학교도 지나고,

여러 곳들을 세세히 살피며 언제쯤 도착하나 싶을 때쯤


인터넷에서만 보던 거리들이 눈앞에 나타났고,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다.


버스가 빌딩건물 가득한 도시숲을 지나고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내릴 때 즈음 되니 건물들 사이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졌다.


버스가 앞으로 가면서 더 넓게 보이는 바다의 장면은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고도 진귀했다.

대구에서 볼 수 없던 풍경이기도 하지만, 이 평범한 도시 안에서 바다가 보이는 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 순간은 마치 내가 만화 주인공이 된듯한 느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