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부루마블을 펼쳤다.
언제나 그렇듯 개인플레이를 하려 했지만
말이 부족한 관계로 팀전으로 했는데 정말 우연이란 게 대박이였다.
공교롭게도 집에 돌아가는 기차의 짝꿍끼리 팀이
되었는데 모두 자리 이동할 필요 없이 각자 옆자리에 앉아있었다.
마치 누군가 짜 놓은 판에 우리가 들어온 느낌이었달까.
하여튼 그렇게 신기함을 남겨두고 우리는 게임을 시작했다.
정말이지 나의 날이었다.
모든 게 잘 풀렸다.
내 팀원과 함께 의논해서 산 땅들이 모두 다 이득이 되는 부동산 들이였고, 팀원이 전화통화하느라 나간 사이 내가 게임의 판을 너무 뒤집어 놓는 플레이를 만들어 결국 우리 팀이 이겼다.
정말 이렇게까지 성공한 부루마블 판은 처음이었다.
항상 오빠랑 하면 지기만 했던 부루마블이 이렇게
재밌던 게임이었나 새삼 깨닫게 된 게임이었다.
그렇게 서로 약간의 비난을 하기도 하고 장난도 치며 게임을 잘 마치고 나니
모두의 얼굴에 어색함이 아닌 즐거움이 쓰여있었다.
덕분에 다음 일정도 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보드게임 카페를 나섰다.
저녁으로는 원래 여자일번이 가고 싶다던 광안리의 항정국밥이 아닌 수영역에 위치한 명륜진사갈비로 갔다.
남들이 보기엔 그 지역 특산음식을 먹지!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메뉴보다는 함께 있는 것이 더 좋았고,
나에게는 어쩌면 정말 천만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설빙을 먹을 때부터 이미 꽉 찬 위 덕분에
소화가 잘 안 되고 있었고 그냥저냥 평소에 그랬듯이 참고 있었는데
그와 더불어 아침에 까먹고 안 가져온 소화제 덕분에
그 뒤의 일정들이 매우 힘들었었다. 그런데 평소 먹지 않는 국밥을 먹었다고 한다면 난 정말 그 자리에서 토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그나마 익숙한 갈비를 먹으러 가게 된 것은 나에게 정말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여튼 서면에서 즐겁게 놀고 광안리 가기 전 수영역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기 위해 우리는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그때부터 광안리에 가기까지 시간이 촉박한 것을
깨닫긴 했지만 일단 현재에 충실하기 위해 우리는 그대로 일정을 진행했다.
그렇게 지하철 역에 들어선 순간 지하철 문이 곧 닫힌다는 것을 듣고서 남자멤버들이 뛰기 시작해 뒤늦게 나와 여자멤버들도 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우리의 세 번째,
아니 나와 남자일번과의 세 번째 여행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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