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 같던 영화관

by Mean

버스를 타고 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옛날엔 저 영화관이 너무너무 크고 설레던 장소였는데, 지금은 그저 가는 길에 서있는 건물들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내가 너무 큰 걸까.


지금보다 더 어린 시절, 엄마아빠 손잡고 올 때는

이 영화관 너머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고,


영화관에서 건드릴 수 있는 건

오로지 엄마의 손과

앉은키를 높이기 위한 베이비시트와,

그걸 올려놓을 영화의자밖에 없었는데.


그렇기에 영화를 보러 간다는 한마디가 너무너무 설레고 너무나도 거대한 영화관이었는데.

그때보다 고작 10년 이채 지났을까 말까 한 시간 동안

이 영화관은 그저 익숙하고, 새롭지 않은 곳이 되어버린 것이, 신기하고도 씁쓸하다.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면

영화관이 어떻게 느껴질까 궁금하기도 하고,

지금 내게 신기한 것들이 나중엔 시시한 것들이

될지도 궁금하다.


점점 더 자라며 자아가 생기고, 보고 듣는 게 선명해지다 보니, 다시 되돌릴 수 없는 1분 1초가 아쉬워졌고 다가올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


영화관뿐만 아니라 시시하고 익숙해져 버린 것들에게, 신기한 미안함을 건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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