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하소연....
카라반에 사는 목수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홀로 이 밤 빗소리를 들으며 있으니 처량하다. 옛날 같았으면 소주 한잔 분위기인데 지금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규칙적으로 오는 밤이 요즘은 친구 같다. 이렇게 밤을 새우고 아침 8시 잠시 눈 감고 나면 12시 그리고 늦은 아침 점심을 하고 도면을 그린다. 조금 더 나은 그림을 완성하려 노력하지만 젊을 때 시간의 두 배 정도는 더 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어떻랴 그 시간은 내가 허비한 것이니 다시 더욱 노력하고 공부하여 조금 늦은 완성 작품을 만들어야지 않을까?
요즘 많이 힘들다고 한다. 그 힘듦 속에 더욱 힘든 곳이 건설인 것 같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일감은 문제없었는데 이제는 일감이 없다. 우리 같이 소규모 건축은 더욱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많은 경제 부양 정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 올까?라는 위구심이 강하게 든다. 사실 목조주택 목수로서 최정점(?)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는 나에게 나이 육십이 가까이 오는 현실에서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고뇌가 있다. 많은 일이 있을 때 왜 더 노력하지 않았나. 왜 다른 사람들처럼 사기 치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있다. 하지만 후회든 미련이든 이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지금 현실에서 무엇을 할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남을 원망하고 남을 부러워하는 것은 이미 인생이란 전쟁에서 패배한 패배자일 것이다. 강재 휴가 중 많은 생각들을 하고 다짐했다. 이제는 내가 먼저 숨이 목에 찰 때까지 달려보기로 결심한다.
내가 속해있는 목조주택은 아주 합리적이고, 아주 과학적이고, 아주 친환경적이고, 아주 건강하고 아주 저렴한 주택이다. 하지만 몇몇 큰 기업에서는 오버 스펙으로 광고를 내고, 포장하여 건축 금액을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사회에서 자기의 가치를 포장만으로도 많이 받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같이 필드에 일하는 사람들에게 고퀼리티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는 하도급 금액은 지금 형성된 가격보다 10% 정도 다운하여 준다. 그러면 무슨 좋은 제품이 나올 것인가? 오직 돈만 벌기 위한 집단은 이상하게 돈을 많이 번다. 기술자들이 보는 그 집은 기본이 없는 집에 무조건 좋은 이름에 상품을 덕지덕지 붙인 이상한 형태의 집이 탄생한다. 전 국민의 90% 이상이 집에 대한 하자를 알지 못한다. 하자가 발생했는데도 비가 천정에서 새지 않으면 그 작은 현상들은 참으면서 산다. 약간의 노력으로 전기료를 줄이고, 가스료를 줄이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삶의 행복을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고려는 전혀 없다. 오직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현상이 많이 있다. 참이상한 일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힘들고, 솔직히 우리나라 큰 목조주택 기업은 다 중개인이다. 소비자와 계약만 하고, 별도의 사업자를 가진 소장에게 일임하여 공사를 진행한다. 이것이 중개인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리고 하청금액을 최저로 정한다. 참 이상하고 웃긴 일이다. 전문가를 쓰지 않고도 집이 된다. 하지만 하자는 장담 못한다. 남들보다 많이 든 건축에 중간 마진이 40%라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30%는 계약 회사 10%는 하도급 소장이..... 참 어처구니가 없다.
위의 하소연은 좀 나은 편이다. 어떻게든 완성되니..... 하지만 저렴하게 계약하는 경우다. 건축비 이하로 계약을 하고 나면 결국은 공사 중간에 시행자가 없어지는 경우! 이런 경우는 100% 건축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 소송에서 이겨도 도망간 사업자는 해결이 안 된다. 사업자가 돈이 있었으면 어떻게든 간에 완성하지 도주를 했을까? 결국은 건축주가 다른 비용으로 완공을 한다. 그렇게 고생한 집에서 살고 싶을까?
이런 패해들은 건축주와 사업자 모두의 잘못이다. 건축주는 터무니없더라도 조금 싼 건축을 택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사업자는 어찌 보면 두 경우다 사기로 교도소에 들어가야 할 족속들이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