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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송 Feb 22. 2023

#2. 코로나 시기, 해외공연

두 번째 수기

밤 9시. 요가원에 있을 때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왔다.



  곧 다시 전화를 걸었고, 통화를 하는 내내 새어 나오는 웃음을 애써 감춰보려 했으나 잘 되진 않았다. 다름 아닌 해외공연 소식이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소식에 기쁘지만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소름이 돋았다. 얼마 전 친구와 함께 본 사주에서 둘 다 올해 해외에 갈 일이 생길 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웃었기 때문이다. 계획에 전혀 없었고, 심지어 지금은 코로나로 전 세계가 떠들썩한데 해외라니. 그랬던 우리가 함께 해외공연에 가게 되었다.



일정을 하나하나 정리해야 했다. 당장 10일 뒤에 우린 두바이로 떠난다.





<두바이 엑스포 2020 특별공연 & 한국의 날 공식행사>

2021년 10월 1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엑스포. 한국주간에 특별 공연을 하러 가게 되었다. '문화로 통하는 세계, 문화로 소통할 미래'라는 주제로 한국과 UAE 양국, 두바이 엑스포에 참가한 전 세계 여러 국가가 함께한 행사다.


화관무, 부채춤, 장고춤, 검무 작품으로 공연을 올린다.





  졸업생으로 다시 이곳에서 공연을 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 첫날은 솔직히 설레는 마음이 들긴 했는데, 다음날부터는 뭐, 바로 적응해 버렸다. 음악이 나오니까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몸에 베일 정도로 수없이 했다는 증거겠지. 어렸을 때와 다른 점이라 하면 이제는 작품을 하면서도 충분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몇 년 사이에 굉장히 성장했구나.





  10일이라는 시간은 무지 빠듯했다. 위에는 장구 장단을 녹음하고 있는 사진인데, 영상으로도 잘 남겨두었다. 연습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기도 하다. 시트콤의 한 장면 같았달까. (함께 나누지 못해 아쉽다,,)



  두바이로 떠나기 전까지 알찬 하루하루를 보냈다. '케이타이거즈'와 함께 콜라보하는 작품도 있어서 전체 연습과 리허설도 진행했다. 어떤 공연인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의 경우엔 10일이라는 시간은 공연을 준비하기에 전혀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단지 순서를 알고 모르고 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졸업생들이 똘똘 뭉친 시너지 효과가 컸다고 생각한다. 얼마 만에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 춤을 추는 건지, 한 번쯤 생각났고 그립기도 했던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라 그냥 좋았다.



연습 기간이 호다닥 지나갔는데, 벌써 내일이면 두바이에 있겠다.



해외 공연이 오랜만이라 신나고 기대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15번의 공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아무튼 파이팅!!

*20220104-12/지난 공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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