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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호랭이 Jan 14. 2023

당신과의 이별이 이제야 조금 실감이 납니다

오늘은 할머니의 첫 번째 기일이었다.

하루 종일 문득문득 슬펐다.

할머니가 내 곁을 영영 떠났다는 사실이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실감이 난다.

이제 안아볼수도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당신.


그러다 우연히 오래된 사진첩에서

할머니 사진을 발견했다.


할머니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밤늦게 다니지 말라며

할머니는 5시도 안 돼서 내게 저녁을 차려주시고 쫓아내다시피 얼른 나를 집으로 돌려보내셨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 골목 끝에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서 계셨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골목 모퉁이에 서서 하염없이 울었다.


늘 사랑에 고파 매번 허기져했지

정작 차고 넘치게 사랑받고 있음을 잘 몰랐다.

내 평생 가장 깊고 넓게 받은 사랑이었다.


더 자주 만나러 갈걸

더 많이 안아드릴 걸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할 걸


언제나 당신이 내 곁에 계실 것 마냥

시간이 많을 줄 알고 시건방을 떨었습니다.


많이 보고 싶고 사랑하는 내 할머니.

잘 계시지요?

오늘은 꿈에서라도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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