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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호랭이 Apr 04. 2023

Day 2. 10분 일찍 도착하니 보이는 것들

나를 위한 소소하지만 귀한 시간 쓰기

"헉. 벌써 4시네."


아이가 아침에 유치원에 등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집안일 좀 해두고, 밀린 책도 좀 읽고, 운동도 하고 

혼자 시간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어느새 하원 시간이 가까워 온다.

어떻게든 남은 시간을 알뜰하게 쓰려 애쓰다

하원차량이 도착할 시간이 임박해서야 부랴부랴 정류장으로 달려 나간다.


어제는 평소보다 10분 일찍 밖으로 나가 보았다.

늘 임박해서 아이를 데리러 가느라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정류장 앞 화단에 예쁜 꽃이 방긋 인사를 한다.

거의 매일 오가는 길인데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꽃이 이곳에 피어 있었던가? 

내가 산책로를 따라 끝없이 예쁘게 핀 벚꽃이 피고 지는 것만 아쉬워하는 사이 

길가에 작은 화단에 핀 꽃도 제 몫을 다 해내고 있었다.  

반갑기도 했다가, 그동안 몰라준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불쑥 든다.


그리고 문득 이아이들의 이름은 뭘까 궁금해진다. 

"조팝나무",  "명자나무"라고 한다.

휴대폰 카메라를 켜고 사진만 찍으면 꽃이름도 검색해 주니 참 좋은 세상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꽃구경을 하고 있으니 

머리 위에서 짹짹 새소리도 들리고, 향긋한 봄꽃 향기가 코를 간지럽힌다.

그러는 사이 저만치서 노란색 유치원 버스가 다가온다.

엄마를 발견하곤 방긋 웃는 아이를 보며 나도 힘차게 손을 흔든다. 


유튜브 영상 한편 보면 뚝딱 사라지고 없을 10분인데,

그 10분을 고개들어 주변을 돌아보니 오감이 즐거워 졌다.


"조팝나무야, 명자나무야 오늘 예쁜 꽃 보여줘서 고마워. 

그 덕에 봄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어. 이젠 너희 이름 꼭 기억할게"




조팝나무
명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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