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묵은해를 보내줄 시간이 왔네요. 어느덧 우리에게 주어진 2024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올 것 같지 않던 2025라는 숫자에 이제는 익숙해져야겠지요.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을 2024년과 작별하는 여러분의 마음은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2024년은 제게 안팎으로 혼란했던 시기였습니다. 밖으로는 역사책에서나 보던 초유의 정치적 격변과, 많은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대형사고가 이어져 예상치 못한 음울과 무기력을 느껴봤고요. 개인적으로는 일상을 채워주던 작은 이룸과 잃음 사이에서 아주 오랜만에 널뛰는 자아를 경험했어요.
그래서 저는 새로이 다가올 2025년이 반갑기도 합니다. 전자기기의 리셋 버튼을 누른 뒤처럼, 해가 넘어가면 이전과는 달리 새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게는 아직 있거든요.
사실 저는 그 기대감이 아주 근거 있다고 봐요. 추운 광장, 서로에게 건네는 호의 속에서 시대의 희망을 봤고, 누군가가 건네준 작은 호의 속에서 스스로 평안을 얻기도 했거든요. 이렇듯 2024년을 지나며 저는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한 사람의 악의가 많은 사람을 고통받게 할 수 있다는 사실과, 반대로 한 사람의 호의가 많은 사람을 평안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따라서 여러분의 2025년은 누군가의 호의가 가득한 한 해이길, 또 누군가에게 작은 호의를 기꺼이 건넬 수 있는 한 해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하여 새해의 말미에는, 더 많은 분들이 2025년을 평안했던 한 해로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멀리서 글로나마 여러분께 작은 호의를 건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