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다시 펼친 프랑스어 사전

by 몽땅연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니 불어 할 줄 알잖아. 이 포지션 한번 생각해볼래?"


그 자리가 내게 올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그 제안이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를 깨웠다.


* * *


언제 마지막으로 프랑스어를 썼을까.

꽤 오래전이었다.


그날 저녁, 프랑스어 기사를 읽고 프랑스 라디오를 틀었다.

귀에 익숙한 듯 낯선 그 언어를 들으니 기억이 떠올랐다.


낭트의 좁은 골목길.

빵집 아저씨와 주고받던 서툰 농담.

프랑스어를 쓰며 수업을 듣고 시험을 봤던 날들.


그리고 따겠다고 다짐했던 DELF B2.

단순한 자격증이 아니었다. 미완성으로 남겨둔 나의 버킷리스트였다.


* * *


'일단 다시 시작해보자.'

숨고 앱에 상황을 올렸다.

수많은 견적이 왔고, 그중 라파엘 선생님을 선택했다.


10년 이상 가르친 경력.

'가르쳐본 사람은 안다.'


* * *


상담 첫날, 선생님이 말했다.

"열심히 하셔야 해요. 저는 해리포터가 아니거든요."


웃음이 났다.

동시에 확신이 들었다.


* * *


선생님이 간단한 자기소개를 프랑스어로 해보라고 했다.

더듬거리며 말했다.


"발음이 좋으시네요. 충분히 B2 가능하실 것 같아요."


내년 3월을 목표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6개월.


* * *


이 글은 그 여정의 기록이다.

30대 초반, 다시 학생이 되어 한 언어를 향해 걷는 이야기.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 좌절해도, 계속 나아가는 과정.

프랑스어는 내 20대의 일부였고, 지금은 30대 나의 도전이다.


이제 시작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