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알려주십쇼…!
이순신 장군님은 전투에 영향을 줄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싶지 않았을 것인데. 학식이 얕고 깊고를 떠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위대한 장군님의 죽기 전 마지막 대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고 널리 알리고 싶은 명예욕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러지 아니한 것은 아니다.
그러는 한편 나에게는 어려서부터 이상한 욕망이 있었다. 나는 일평생을 나에 대한 과시와 pr을 최대한 피하는 태도를 일삼았다.
이것이 보편화된 호랑이 가죽, 사람 이름 이론에 따랐을 때 모순된 생각이나. 나는 이상하리만치 누군가에게 나를 알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돌이켜 보았을 때 그 이유는 나 자신에 대한 혹독한 가치 평가와 정당성을 부여하는 버릇 때문이었다.
누구도 나를 알아봐 주지 않아도 나 자신이 정당하고 훌륭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내가 만든 영화, 써내리는 글. 그 과정에서 느꼈던 도덕적 판단들.
그에 따라 나는 부끄러움으로 점칠된 생애를 보내었다.- 돌이켜보았을 때 대게의 것들은 아쉽고 부족했기에 -
그렇다면 내가 하얀 종이에 써 내려가는 텍스트들과 그 재료들은 무엇을 위함인가. 내가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는 이유부터 내가 영화를 만드는 일들이 말이다.
나는 포장을 뜯지도 않은 채 고이고이 모셔놓은 한정판 신발처럼, 나에 대한 모든 것들을 꽁꽁 싸 메어 , 언젠가 누군가 아주 사려 깊고 다정한 손길로 꺼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누군가 나를 알아봐 주길 바라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 않을까.
그에 반해 적당하고 팬시한 레이어 뒤에 숨어, 쿨하고 아무래도 좋아 라는 태도로 숨죽인 채 일관하며 때를 기다리다 영영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눈을 감게 되는 것이 아닐까?- 아마도 그러하겠다 -
나에 대한 가치 판단의 잣대는 생각보다 드높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순신 장군님 정도의 반열에 든 놈인가?
때로는 숭고하고 경우에 따라 쓰레기 같고 질퍽되는 추잡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맞닥뜨려야한다.
현학적이고 멋지게 표현을 하려 했지만 결론은 모두와 함께 위대해지고 싶다.
그런데 그 위대함의 정도가 이순신 장군님이 눈을 감던 순간, 함께 배에 타고 있던 부하 14 정도여도 만족스럽겠다.
그 정도도 참 멋지지 아니한가? 어찌 됐건 그 배에 함께 타 무사히 끝으로 도달하고 싶다.
나의 슬픔, 나의 기쁨, 분노와 후회를 알리고 싶다. 나의 죽음 역시도 끝내 누군가 알아봐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