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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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kajo

요즘 체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진득하게 앉아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어렵다. 숏츠와 릴스에 절여진 뇌 구조 때문에 그런 걸까. 바뀌는 계절에 몸과 마음이 지치고 있는 것일까.


대학원 수준의 영화 이론서들을 탐독하는 것은 졸라 힘든일이다. 일전에는 즐거운 요행이었는데 요즘은 의식적으로 누군가에게 알려줘야 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일까.

다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면 고통스러운 글 작업과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다.

모든 일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체력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몸과 마음이 고통스러우면 생에 대한 의지가 사라진다.


친한 지인들을 보면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의식들에 구애받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새삼 대단스럽다. 비교를 하면서도 나 또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에는 대게 한 가지 일을 끝마치면 침대에 눕는다. 너무 지치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눈을 떠보면 불도 끄지 않은 채 잠들어버린 내 모습에 한숨을 쉰다.


얼마전 부모님과 경복궁에 가 햇살을 쬐며 최근 기획하고 있는 단편영화에 대해 얘기 했다. 그 영화의 주인공들은 레즈비언이었는데 부모님은 그 이야기를 듣고 너가 그들을 대변하고 싶은 것이냐며 물었다. 그들은 아마 오랫동안 연애를 하고 있지 않은 내가 동성애자가 아닐까 의심을 했나보다.


퍽 웃겼다.


괜시리 그들을 놀리고 싶은 마음에 대답을 아끼려 했으나 너무 큰 걱정을 끼칠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단지 영화에 대한 소재라 여유롭게 대답하니 이번에는 한술 더떠 이성 관계에 있어서 주의해야 될 점에 대해 말을 했다. 결론은 이성 친구와의 교제중 아이를 갖게 되는 불상사를 조심하라는 말이었다.


이야기의 타임라인이 굉장히 재미있었는데 게이 의심- 임신 주의로 연결되는 것이 굉장히 1차원적이라 속으로 싱긋 웃었다 ㅋㅋ.


28년 살면서 부모에게 들은 첫 성교육 시간이었다.


뭐 여튼 미주알고주알 집어 치우고 오늘은 답답한 마음에 창경궁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달렸다. 나쁘지 않았다.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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