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빅뱅노래아님)

배설_02

by Akajo

심신 미약의 하루가 반복된다.


감정적으로 강하고 어떤일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굳건하게 나아가는 인간. 더이상 그런 인간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졌다. 생각해보면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는데. 나는 왜 연기를 해왔던 걸까. 모두에게 호감을 사고 철인 같은 인간으로 보이고 싶어서였겠지. 아무래도 나약해보이는 사람은 신뢰할 수 없으니까.


5년전에 단편 영화 촬영을 준비하다 너무도 고통스러워 동기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나의 나약함을 알고 있었다. 형은 나에게 말했다. ‘ 모든 것은 고통스럽고 버겁다. 그렇다면 죽는 것이 가장 편한데 왜 우리는 죽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냐’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 내가 삶을 영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얼마 전 좋아하는 후배에게 똑같은 것을 물어보았다. ‘ 죽으면 모든 것이 편해지는데 우리는 왜 살아가는 것일까?’ 후배는 대답했다. ‘ 죽을 용기가 없어서죠’


그말은 즉 죽고 싶을 만큼 내게 찾아온 시련의 정도가 크지 않다는 이야기일까? 죽는데 용기가 필요한 것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죽기 위해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아이를 사랑하게 되고 그들 과 잘 지내기를 바라며 일을 하고 애쓰며 아껴준다. 우리는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의미를 부여한다. 그것은 물질적 대상인가 혹은 정신적 신념인가 나에게 있어서 그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찾기 위한 경계에 너무나도 오래 표류하고있다.


누군가 스스로 생의 의지를 끊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나는 그 얘기를 듣는 즉시 대답한다. ‘ 나는 절대 안죽어’.


그것은 야망을 이루지 못하고 떠날 수 없다는 한낱 자존심이겠거니와 나의 전부를 걸어 볼 어떠한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을 찾으면 나는 죽기 위해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인가.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런데 소스라치게 두려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선택한 품격있는 죽음이다.


죽기 위해 노력하겠다. 노력하기 위해 나를 좀먹는 일은 더이상 하지 않겠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고대하는 것이 나의 모든 글이 낙관적으로 끝맺음을 하는 이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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