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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kajo Jun 28. 2024

240628

낙산공원은 어쩐 일로.?

 나는 갑자기 낙산공원에 왜 왔을까.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갑자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모든 것이 기대 이하라고 생각되는 요즘. 간만에 방문한 낙산공원은 좋았다.

덥고 새로 산 티셔츠에 땀이 묻어났지만. 땀이 나고 덥다고 느끼는 것은 정상이잖아? 띠부레. - 뭐 누가 뭐라하진 않았지만 그냥 혼자 느꼈습니다;;-

‘ 계단이 많군 ‘ 나는 공원의 정상에 도착해 몸을 웅크리고 쉴만한 장소를 찾아다녔다.  

헤드셋을 끼고 혼자 온 여자가 내가 향하는 반대편에서 걸어온다.


‘ 이 시간에 저 여자는 왜 홀로 이곳에?  그나저나 나를 힐끔 거리는 건가?  모르것다~  


요즘 생각 없이 암거나 하는 것도 좋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었군. ‘


나는 곧이어 웅크려 앉아있을만한 그늘진 벤치 앞에 도달했다.  그곳에 있던 빛바랜 검은 털 고양이는 바지에 달려 딸랑거리는 내 키링 소리를 듣고 지 친구 옆으로 도망쳤다.


‘ 어유 저 귀여운 생명체들~ 일루와 이뻐해줄게. ’


공평하게 차례로 쓰담쓰담해주니 내가 기분이 더 좋네 너네나 나나 상팔자다. 우리 함께 이곳에 웅크려 보자구~


………….


잠깐 너희는 어쩜 그리 여유롭나?  얘네랑 시간 죽이기 게임하면 필히 지것다. 이제 가야겠어.



내려가는 길에 가위바위보로 계단을 오르는 커플들이 있었다. 평소였으면 배 아팠을 것인디 오늘은 기분이 좋다.

귀엽군. 나도 예전에 해본 적 있었나?


그러고 보니 아까 혜화역 인근에서 익숙한 얼굴의 여자가 남자친구와 손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내가 예전에 일하던 도서관 데스크에서 일을 하는 모양이었다.

데이트 중인가 보네.  나는 낙산에서 내려와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통창 앞에서 기분좋게 글을 쓰고 있었는데 내 눈앞에 아까 혜화역에서 본 그녀가 남친과 함께 지나갔다. 혜화역에서 낙산공원까지 1515걸음을 걸어야 한다. 그것도 언덕배기를. 그런데도 그녀와 남자친구는 기분 좋은 듯 미소를 띠고 있었다.


와 참으로 신통하다. 너무 더워서 짜증이 날 것 같은데;; 나는 가상의 여자친구와 도보로 언덕배기를 오르다 시발시발 거릴 내 자신을 상상했다.


………..


낙산공원에 온 것. 행복해하는 커플을 본 것은 내가 계획한 것인가? 충동적인 것이었지. 오늘 기분이 나빴나? 근 2주간 오늘이 제일 좋았다.


그래 그렇다면 이렇게 지내는 것이 합리적이다. 머리 좀 비우고 생각 그만하고.  


뭐 기분이 좋으면 그만 아니한가. 오늘은 아르바이트 마지막 출근이다. 잘 살아보자고~~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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