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재촉하지 않아도 좋을

by 스르륵 달팽이 똥

서두르지 마오

꽃샘추위 끝자락

마음 졸여 기다리지 않아도

이미 빗줄기 갈래갈래 섞여

한뼘 손바닥만한 마당 끝에 당도해 있으니

​창너머 촉촉한 비는

마른 가지 잠 깨우는 전령(傳令)

어서 오라 소리 쳐 부르지 않아도

흙냄새 속 가만가만 스며든다오

​먼 길 오느라 고단했을 바람이

처마 끝에 잠시 머무는 오후

붉은 찻물 온기 나누며

오는 계절 나직이 불러드리리다

​애태워 마중 가지 않아도

내일 아침 발치에 툭

연분홍 진달래 한 송이 피겠지요


그렇게 당신

비를 벗삼아 오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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