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헤세 / 싯다르타를 읽고
오십은 내려놓는 연습을 시작해야 할 나이인지도 모른다.
완성이 아니라 해체. 도달이 아니라 흐름.
나는 아침마다 달린다.
달리는 동안 생각이 많다.
어제의 회의, 다음 달의 계획, 누군가에게 해야 할 말.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아침은 조금 달랐다. 발소리만 들었다. 바람 소리만 들린다.
강물처럼 그냥 흐른다.
싯다르타는 말년에야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고통을 없애서가 아니라, 고통조차 강물의 일부임을 알게 되어서. 성공도 실패도, 사랑도 상실도 ...
그 모든 것이 하나의 흐름 속에 있다는 것을.
나도 언젠가 그런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아직 모르겠다.
다만 오늘,
이 책 덕분에 나는 조금 더 강가에 가까이 앉아 있다.
그것으로 충분한 하루다.